176명이 탑승한 우크라이나행 보잉 737 여객기가 이란 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
8일 이란 국영 프레스TV·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테헤란 남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 키예프행 우크라이나국제항공(UIA) 보잉737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다.
여객기는 테헤란주 로바트 카림 카운티의 파랜드 인근에 떨어졌고, 추락 직후 화재가 발생해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등 탑승객 176명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직후 구조대가 현장에 투입됐으나, 생존자는 없었다.
이란 응급의료기관의 기관장인 이피르 호세인 쿨리반드는 이란 타스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재는 진화됐으며, 현재 구조대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락 원인은 기술적 결함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영 통신사인 IRNA와 이란 도로교통부 대변인에 따르면 항공기가 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일부 엔진에 불이 붙었고, 이후 조종사가 통제할 수 없게 되면서 항공기가 지면과 충돌하게 됐다.
이날 항공기 추락은 이란이 이라크 미군 기지에 두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를 한 지 몇시간 만에 벌어져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욱 쏠렸다. 미군이 지난 3일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을 드론 공습으로 사살한 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을 예고해온 상황이었다.
공항 측은 이번 추락으로 공항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으며, 다른 모든 항공편도 예정대로 운항 중이라고 전했다. 만수르 다자라티 테헤란주 위기관리 책임자는 "이번 보잉737 여객기 추락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위기관리위원회가 곧 소집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락 항공기의 기종은 보잉737-800으로, 최근 잇따른 사고로 운항·생산이 중단된 보잉 737맥스 기종보다 이전 모델이다. 1990년대 후반 도입된 이 모델은 중·단거리 비행에 주로 쓰이며, 전 세계적으로 수천대가 넘게 운항 중이다.
보잉737-800 항공기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플라이두바이 여객기가 러시아 로스토프온돈공항에서 착륙하던 도중 추락해 62명이 숨졌고, 2010년에는 인도 망갈로르에 착륙하려던 비행기가 지면과 충돌해 1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AP통신은 "보잉은 이번 충돌 조사에 나설 예정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5월 이란핵합의(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와 보잉은 이란이 경제 제재 해제의 대가로 우라늄 농축을 제한하면서, 이란에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항공기를 판매하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판매가 중단됐다.
AP는 "이란의 상업용 여객기는 수십 년간의 국제사회 제재로 노후화됐다"며 "최근 몇 년 동안 이란 국내 항공사는 사고를 꾸준히 겪으며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