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정부 "트렌스젠더, 이슬람 교리 위반…교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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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7 15:02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말레이시아 운동가 © AFP=뉴스1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말레이시아 종교부 장관이 '이슬람 교리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트렌스젠더들을 체포하고 교화할 것이라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줄키플리 모하맛 종교부 장관은 최근 이슬람 당국에 트랜스젠더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모하맛 장관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슬람은 교화를 원하는 종교"라며 "총리실 종교계 산하 모든 기관들의 공동노력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모하맛 장관의 발표는 말레이시아 국내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말레이시아 비영리기구(NGO)들은 장관이 트렌스젠더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 학대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커뮤니티 옹호단체인 '씨드재단'의 미치 유스마르 유소프 소장은 "이건 권력에 관한 것"이라며 "가장 손쉬운 희생양이나 표적을 파악하고, 국민의 신뢰와 표를 얻기 위해 이런 성명을 낸 것이다. 우리는 너무 많이 그들의 샌드백이 됐다"고 말했다.

인권변호사 겸 국제법률위원회(ICJ) 소속인 뭄바 스레네바산 판사는 "장관의 발표는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모든 사람의 인권과 존엄성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장관이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권활동가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성소수자(LGBT)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이슬람법은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고, '자연스럽지 못한' 성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일부 주정부에서는 동성 간 성관계를 체벌하기도 하고 종교 상담을 통한 '교화 치료'도 흔하다.

특히 말레이시아 정부 국민연합(PN)은 2018년 총선에서 승리한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PPBM)을 주축으로 한 연립정부다. 보수적이고 민족주의 성격이 강하며 노조와 언론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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