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 떼기 어려운 독일 "가스프롬 자회사 일시 국유화"

임소연 기자
2022.04.05 12:32
사진=AFP

독일 정부가 러시아 가스프롬의 독일 내 자회사인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를 국유화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정부는 해당 조치가 독일 내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으나 러시아 정부가 크게 반발하면서 보복 조치가 따를 가능성도 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스프롬의 독일 내 자회사인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를 일시적으로 신탁관리할 것"이라며 "해당 기업은 독일 내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관리해야 하며, 에너지 기반시설이 크렘린궁의 자의적 결정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 따라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은 오는 9월30일까지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의 신탁관리인이 될 것이라고 하벡 부총리는 전했다.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는 독일정부의 조치에 따라 의결권을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에 넘길 예정이다. 클라우스 뮐러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장은 성명에서 "우리의 목표는 독일과 유럽의 이익을 위해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가스프롬 게르마니아는 러시아로부터 수입되는 가스를 공급하고 관리하는 업체다. 독일 내 대규모 가스 저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의 주요 기간사업체다.

앞서 독일정부는 지난달 31일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와 함께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티의 독일 내 자회사를 국유화하거나 의결권을 몰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크게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제법과 모든 관련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그러한 문제를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하루 뒤인 지난 1일 러시아 가스프롬 본사는 가스프롬 게르마니아와 그 자회사 가스프롬 마케팅&무역의 지분 참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의 게르마니아 국유화 조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전체 천연가스의 55% 이상을 수입한다. 지난해 9월에는 가스프롬 주도로 발트해 해저로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1234km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2'을 완공됐지만 사업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의 금융 제재를 받고 있는 데다 독일 정부의 승인 절차도 중단돼 기약 없이 방치된 상태다. 독일 에너지 규제 당국이 지난해 11월 유럽 에너지법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가동 전 인증 절차를 연기한 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계기로 지난달 22일 인증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달 자국을 떠나는 외국기업 자산을 국유화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의 경제제재로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리면서 내린 조치다. 러시아 정부가 비우호국으로 정한 국가 출신의 외국인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이 러시아 내에서 활동을 중지하면, 이 기업의 외부 법정 관리를 허용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해당 기업들을 국유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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