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총재 "계엄령 영향 미미…트럼프 관세가 더 큰 문제"

김희정 기자
2024.12.06 15:48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
"한국, 이미 두 번의 탄핵 견뎌…
중요 구조개혁 지연되겠지만,
신속한 조치로 금융시장 안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질문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6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영향이 한국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단명했고 상대적으로 미미했다"며 국내 정치 혼란보다 외부 요인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이날 윤 대통령의 계엄 실패 여파로 한국 경제와 금융 시장에 대한 "중요한 구조적 개혁이 지연될 것"이라면서도 "신속하고 포괄적인 예방 조치로 빠른 속도로 금융 시장이 안정되고 평화롭게 됐다"고 밝혔다.

4일 새벽 6시간 만에 비상 계엄이 해제되면서 코스피지수는 3일 마감가 대비 5일 장 마감까지 2.33% 하락했다. 원화는 달러화 대비 약 3% 약세를 보였지만 정치적 혼란 대비 금융 시장의 충격은 미미했다. 3일 비상계엄 발표 직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고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투입을 약속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정치 혼란에 따른 경제적 영향이 중국과의 경쟁 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가 한국 수출업체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비하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내부적 요인에 비해 외부적 요인이 현재 우리(한국)에게 훨씬 더 큰 불확실성을 주고 있다"고 짚었다.

이 총재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우리가 올해 내년 전망치를 낮춘 주요 이유 중 하나"라며 "올해 수출 성장은 좋은 성과를 거뒀으나, 이제 우리는 두 가지 이유로 수출 성장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는 관세 가능성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중국의 경쟁력이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중국 내외에서 중국 상품 과잉공급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한국 경제가 이미 2004년과 2017년 두 번의 대통령 탄핵을 견뎌냈다며 이번 계엄령 사태가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지 못하는 이유를 방증한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 총재는"MSCI가 '한국의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편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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