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본 '尹 탄핵안 폐기'…"투표 보이콧, 2017년 트라우마"

김하늬 기자
2024.12.07 22:55
(서울=뉴스1) = 우원식 국회의장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명호 의사국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논의하고 있다. 2024.1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됐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원인과 향후 정세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 대통령이 보수 여당인 국민의힘과의 막판 합의를 통해 탄핵을 모면했다"며 "여당이 투표를 보이콧한 배경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트라우마"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민주주의의 지속성과 취약성을 동시에 보여준 격동의 한 주"라며 "(앞으로)'윤석열 탄핵', '투표에 참여하라'는 시위대의 외침과 맞물려 아시아 4위 경제국인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CNN방송도 "여당 의원들이 국회를 보이콧해서 윤 대통령이 탄핵 표결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CNN은 "계엄령은 단시간이었지만 전국적으로 큰 충격과 분노 일으켰다"고 짚었다. CNN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서도 "한국은 1980년대 민주주의를 위한 길고 피비린내 나는 싸움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수십년간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계엄령의 잔혹함을 겪으며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도 언급했다.

영국 BBC방송은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시드니 사일러 고문과 인터뷰로 이번 사태를 진단했다. 사일러 고문은 "정치적 상황이 계엄령 논란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모든 의원이 용납할 수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표결은 복잡한 사안이었다"며 "이 문제는 여야 간 대치 상태를 다루는 복잡한 문제다. 이는 계엄 이전에도 존재해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상 계엄 선포 사태에 대한 책임론과 별개로 국회 내 여야 대치의 깊은 골로 인해 탄핵 표결이 무산됐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에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07.

로이터 통신은 '탄핵에서 생존한 자의 비틀거리는 발걸음'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에서 주도한 탄핵 표결에서 살아남았다"며 "그의 당(국민의 힘)이 표결에 불참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여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표결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윤 대통령이 직무에 적합하지 않다며 사임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며 "윤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선 살아남았지만, 앞으로도 정치적으로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짚었다.

AP통신도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집권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비판받았지만, 이들은 진보 진영에 대통령직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탄핵에 반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많은 전문가는 탄핵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더 커지면, 일부 여당 의원들도 결국 야당의 탄핵 시도에 동참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NYT는 "탄핵 시도가 실패하며 짧은 계엄령 선포 이후 나라를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장기화했다"면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에 리더십에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회의사당 밖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도 주목하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심화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지금까지 중 최대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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