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장관에 재무장관도 G20 불참…"남아공과 갈등 심해질 듯"

이영민 기자
2025.02.20 20:40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 장관 /AFPBBNews=뉴스1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장관급 회의에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에 이어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도 불참한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오는 26일부터 이틀 동안 남아공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X에 "워싱턴DC 업무 때문에 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무부 고위 관리가 대신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베센트의 불참 결정을 두고 "3주 전 임명이 확정된 장관이 이런 주요 경제 회의를 포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미국이 사실상 모든 무역 파트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세계 경제에 중요한 순간에 나온 결정"이라고 짚었다.

이번 회의는 베센트 장관이 중국, 유럽, 러시아 등 경제 수장들과 대화를 나눌 첫 기회였다. 미 재무부에서 40여년 근무한 마크 소벨은 NYT에 "회의 불참 결정은 엄청난 실수"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글로벌 우선순위를 정하고 세계 경제 상황과 환율 등 주요 이슈를 논의할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베센트 장관은 국제 경제 및 금융 시스템을 무시하고 있다"며 "그것은 미국은 더 위대하게 만들거나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센트 장관의 결정에 앞서 지난 5일 루비오 국무장관은 20~21일 남아공에서 진행되는 G20 외교장관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대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러시아와의 회담을 위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18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뒤 19일 귀국길에 올랐다.

루비오는 불참 사유로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과 G20 회의 의제를 들었다. 그는 "남아공은 사유 재산을 몰수하는 등 매우 나쁜 일을 하고 있다"며 "제 임무는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는 것이지 납세자의 돈을 낭비하거나 반미 감정을 감싸주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남아공의 토지 무상 수용 정책에 반발해 미국의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남아공 정부는 아파르헤이트(1948년 법률로 공식화된 남아공의 인종 분리 정책) 잔재 청산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토지 무상 수용 정책이다. 트럼프는 이 정책이 백인을 차별한다며 비판했다.

루비오는 또 G20 의제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남아공은 G20을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장려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며 "다시 말해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와 기후변화(대응)를 장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DEI 정책이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대한다.

NYT는 "베센트 장관의 불참 결정은 남아공에게 실망과 당혹감을 안길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남아공의 토지 수용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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