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18일. 과거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태닉호 잔해를 보기 위해 잠수정 '타이탄'이 심해로 출발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잠수정은 실종됐고 4일 뒤 파편만 덩그러니 발견됐다. 당시 잠수정에는 5명이 타고 있었고 모두 사망했다. 심해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마주칠 수 있는 극한의 위험과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고란 평가가 나온다.
당일 오전 10시2분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심해 관광용 잠수정 '타이탄'이 캐나다 뉴펀들랜드 연안 북대서양에서 잠항에 나섰다.
1912년 침몰해 해저 약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 잔해를 보기 위함이다. 심해 관찰 등 총 8일 일정으로 이뤄지는 이 관광은 이용 요금만 25만 달러(약 3억2300만원)에 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잠수정에는 오션게이트 CEO(최고경영자) 스톡턴 러시를 비롯해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 해미시 하딩, 프랑스 해양 전문가 폴 앙리 나르젤렛, 영국계 파키스탄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술레만 다우드가 타고 있었다.
계획상 잠수정은 출발 약 2시간30분 뒤 타이태닉호 잔해 위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시간45분쯤 지상 본부와 잠수정 교신이 끊겼다. 잠수정이 심해 3000m쯤에 도달했을 때다.
지상 본부는 잠수정과 연락이 끊긴 즉시 실종 신고를 해야 했지만 평소 통신 고장이 잦았기에 그냥 두었다. 하지만 관광을 마치고 수면 위로 나와야 할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무 소식이 없자 다급하게 미국과 캐나다 해안경비대에 실종 신고를 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곧바로 수색 작업에 나섰다. 사고 시점을 기준으로 잠수정 내부에 남아 있는 산소량은 약 4일 치로 구조 성공이 시간과 직결돼 있었기 때문이다.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범위는 미국 코네티컷주의 약 2배 수준이었고 수심은 근 4000m에 다다랐다. 미 해안경비대와 미해군, 캐나다 해안 경비대 등과 함께 민간단체도 수색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수색에 들어간 비용을 수백만 달러로 추정했다.
미국과 캐나다가 총력을 기울인 수색에도 탑승자들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실종 4일 뒤인 22일 미 해안경비대는 타이탄 잠수정 잔해물을 발견했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잠수정 잔해가 발견된 곳은 타이태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곳이었다.
사고 이유는 내파로 추측됐다. 내파는 외부 압력에 의해 안쪽으로 급속히 붕괴해 파괴되는 현상을 말한다. 잠수정이 심해의 극한 압력을 견디지 못한 셈이다.
타이탄 사고는 설계상 문제와 제작 결함 등이 직접적 원인으로 꼽혔고 운영사 오션게이트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오션게이트는 사고 한 달 뒤쯤인 2023년 7월 모든 탐사와 상업 활동을 무기한 중단했다. 현재는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미흡한 안전 규제와 인증 제도도 사고를 불러온 원인으로 거론됐고 미국과 캐나다는 심해 탐사용 잠수정 안전 기준을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