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 타결 임박한 듯… 美재무 "10일 내 결과 예상"

뉴욕=심재현 기자
2025.10.16 06:53
/로이터=뉴스1

한국과 미국의 무역협상 최종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대미(對美) 투자 방식과 한미 통화스와프 등 그동안 합의를 가로막았던 이견이 어느 정도 좁혀진 신호가 잇따르면서 이달 안에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재무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과 관련한 이견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견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현재 대화하고 있고 앞으로 10일 안에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무엇인가'는 한미 간 무역협상 합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선트 장관은 앞서 미국 CNBC 방송 대담에서도 '현재 어떤 무역 협상에 가장 집중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과 협상을 마무리하려는 참"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를 두고 이견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고 답했다.

베선트 장관이 '디테일'의 구체적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한미간 주요 쟁점으로 꼽혔던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성·방식과 대규모 달러화 조달에 따른 외환시장 안전장치 등을 두고 의견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에서도 합의 가능성에 대한 신호가 나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양측이) 계속 빠른 속도로 서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30일 타결한 관세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한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데 합의했지만 대미 투자 이행 방안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최종 합의문 작성이 늦춰진 상황이다.

미국은 일본과의 합의처럼 미국이 투자처를 정할 수 있는 현금 위주 투자를 원하지만 한국은 투자처 선정 관여권이 보장되지 않고 대규모 달러 부족 사태가 야기될 수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직접 투자는 어렵다는 이유로 난색을 보여 왔다.

한국은 외환시장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두 나라가 상호 통화를 일정 기간 미리 정한 환율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계약)도 미국에 요청해왔다. 이와 관련해 베선트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통화스와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소관"이라면서도 "내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처럼 통화스와프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우리 외환시장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이 거론한 미국과 싱가포르간 통화스와프가 600억달러(약 85조원) 규모라는 점에서 한국이 요구하는 무제한 통화스와프와는 차이가 있지만 한국의 대미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달러화 부족 해소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양측 모두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 부총리에 이어 한미 무역협상을 주도하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오는 16일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러 이날 워싱턴DC에 들어온다.

외교통상가에선 최종 합의가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양측의 투자 양해각서(MOU) 서명도 그 무렵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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