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 종묘 인근 초고층 빌딩 개발 계획을 발표한 서울시를 공개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개 토론을 제안하며 맞섰다.
김 총리는 10일 오전 종묘를 직접 찾아 "지금 서울시에서 얘기하는 대로 종묘 바로 코앞에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면 종묘에서 보는 눈을 가리고 숨을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르는 결과가 될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어 "최근 김건희씨가 종묘를 마구 드나든 것 때문에 국민들께서 모욕감을 느꼈을 텐데 또 이 논란으로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며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또 한 시기의 시장이 그렇게 마구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직격이다. 서울시는 종묘 앞 세운4구역 건물 높이 규제를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풀어주는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 공지했다. 종묘 옆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설 길이 열렸다. 국가유산청 등이 무효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김 총리는 방문에 앞서 본인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최근 한강버스 추진 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할 것"이라며 "기존 계획보다 두 배 높게 짓겠다는 서울시의 발상은 근시안적 단견이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이번 문제를 적절히 다룰 법과 제도보완 착수를 지시하겠다"며 "문화강국의 미래를 해치는 문화소국적 오류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적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공개 토론하자"며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SNS를 통해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국무총리에 공개토론을 제안한다"며 "소통은 외면하고 정치적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 중앙정부가 할 일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종묘 현장을 점검한다는 총리가 세운상가 일대를 모두 둘러보시기를 권한다"며 "수도 서울의 중심이라 할 종로가 현재 어떤 모습인지,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과연 종묘를 위한 일인지 냉정한 눈으로 봐주시길 요청한다"고 했다.
특히 "60년이 다 되도록 판잣집 지붕으로 뒤덮여 폐허처럼 방치된 세운상가 일대는 말 그대로 처참한 상황"이라며 "2023년에 세운상가 건물의 낡은 외벽이 무너져 지역 상인이 크게 다친 일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사업은 종묘를 훼손할 일이 결단코 없다"고 했다. 이어 "남산부터 종묘까지 쭉 뻗은 녹치축이 생기면 흉물스러운 세운상가가 종묘를 가로막을 일이 없다. 시원하게 뚫린 가로수길을 통해 남산부터 종묘까지 가는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종묘를 가로막는 고층빌딩숲'이라는 주장 또한 왜곡된 정치 프레임"이라며 "녹지축 양 옆으로 종묘에서 멀어질수록 아주 낮은 건물부터 높은 건물까지 단계적으로 조성해 종묘와 멋지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