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장기록을 세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종료 초읽기에 들어갔다. 셧다운 해제를 위한 임시예산안이 상원을 최종 통과하면서다. 법안을 넘겨받은 하원은 12일(현지시간) 표결을 진행해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상원은 11일 셧다운 종료를 위한 임시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최종 가결했다. 하루 전의 절차표결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중도파 8명이 찬성에 표를 던지면서 통과를 도왔다. 공화당에선 랜드 폴 의원이 유일하게 법안에 포함된 대마 관련 조항을 문제 삼아 반대표를 던졌다.
이제 법안은 공화당 주도의 하원으로 넘어간다. 하원에선 12일 표결이 예상된다. 법안이 하원도 통과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입법절차가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법안 지지의사를 밝혔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매우 긴 여정이었다. 말 그대로 역사상 가장 긴 셧다운이었다"며 "이제 종료를 눈앞에 뒀다고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은 임시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 끝에 10월1일부터 셧다운에 돌입해 이날로 41일째를 맞았다. 5일부로 종전 최장기록을 뛰어넘어 역대 최장기록을 매일 경신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인력부족으로 항공편 운항이 차질을 빚고 식량지원이 지연됐으며 연방공무원들이 한 달 넘게 급여를 받지 못했다. 블룸버그는 셧다운 여파가 완전히 수습되기까진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상원에선 하루 전 절차표결과 마찬가지로 민주당 의원 7명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1명이 공화당에 협력했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올해 말에 만료되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을 포함하지 않는 어떠한 합의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중도파 의원들은 당론을 거슬러 보조금 연장조항이 포함되지 않은 이번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대신 공화당은 다음달 보조금 연장법안을 별도로 표결에 부치기로 약속했다. 다만 표결결과까진 보장하지 않았다.
중도파 의원들의 변심에 민주당은 극심한 내분에 휩싸였다. 찬성표를 던진 이들을 향해 공화당으로부터 사실상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과 관련해 아무런 대가도 얻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을 향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이번 합의를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끔찍한 실수"라며 "미국인은 우리가 헬스케어를 위해 맞서 싸우길 바란다.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셧다운 협상을 두고 공화당이 백악관과 양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저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논의를 위해선 셧다운부터 종료해야 한다고 못 박은 상태였다. 이번 예산안에 찬성한 민주당 성향의 앵거스 킹 무소속 의원은 "지난 7주 동안 오바마케어 보조금을 예산안에 포함하기 위한 시도가 아예 먹히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