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회사 AMD가 자사 AI(인공지능) 칩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12일(현지시간) 주가가 9% 급등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AMD가 내놓은 낙관론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AMD 주가는 이날 9.0% 치솟아 오르며 258.89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AMD가 전날 장 마감 후 애널리스트 행사에서 현재 한 자릿수인 AI 칩 시장점유율이 향후 3~5년간 두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매출액이 연평균 35% 이상 성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AI 데이터센터 부품과 시스템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연간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부품과 시스템 시장 규모가 2028년까지 5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기존 전망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AMD의 이 같은 낙관론에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AMD가 엔비디아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 믿을만한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봤다. AMD는 과거 인텔이 독주하고 있던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며 인텔에 위협적인 경쟁자로 성장했다.
AI 칩 시장에서도 대형 기술기업들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AI 칩 공급의 다변화를 추구하면서 AMD에 시장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벤치마크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코디 아크리는 "현재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AMD의 위치는 과거 C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인텔과 AMD의 경쟁 구도와 비슷하다"며 "AMD는 과거 점점 더 경쟁력을 갖춘 설계와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개발 로드맵으로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을 꾸준히, 또 체계적으로 잠식해 들어갔다"고 밝혔다.
아크리는 AMD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325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AMD가 엔비디아의 맞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AMD는 최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클라우드 서비스회사인 오라클과 협력 방안을 발표하며 주목받았지만 AI 칩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로 추정된다.
오펜하이머의 애널리스트인 릭 섀퍼는 "AMD의 애널리스트 행사에 많은 관심이 쏠렸고 AMD는 행사에서 기술 로드맵의 진전과 오픈AI 및 오라클과의 최근 파트너십을 강조했지만 새로운 고객을 확보했다는 발표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섀퍼는 AMD에 '중립'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AMD가 목표로 하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하려면 대형 기술기업을 고객으로 더 확보해야 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을 AMD의 잠재 고객으로 보고 있다.
AI 투자 열풍이 식는다면 AMD의 성장세 역시 둔화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AI 투자 증가세가 조만간 꺾일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현재의 AI 자본지출 증가세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AI에 대한 자본지출 증가로 AMD는 목표치로 제시한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 35%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몇 년 내에 AI 버블이 꺼질 수 있고 이 경우 AMD의 매출액 성장률 목표치는 크게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AMD에 '중립' 의견과 목표주가 26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