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중국발 저가 소포에 대한 규제 조치인 수수료 부과 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2년 이상 앞당긴 2026년으로 제안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의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경제안보담당 위원은 이날 EU 재무장관 회의를 통해 2028년으로 예정된 소액 소포 수수료 부과는 "현재 상황의 긴급성과 맞지 않는다"며 수수료 부과 조치를 2026년 초부터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에 따르면 셰프초비치 위원은 EU 재무장관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럽 산업계, 특히 소매업계는 경쟁 왜곡을 즉시 해소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며 "EU가 왜 더 빨리 (수수료 부과) 행동을 할 수 없는지 기업과 시민들에게 설명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가 소포 수수료 부과는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서 EU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조치"라며 "이번 조치(조기 부과)는 유럽이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들에 공정한 (무역) 여건을 보장하는 것에 진지하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기술적 사안이 아닌 유럽이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행동할 능력이 있는가의 문제"라며 "현대적이고 경쟁력 있는 유럽은 국경을 더 잘 보호하고 공정 경쟁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집행위원회의 제안은 유럽 정상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무역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열흘 앞두고 이뤄진 것"이라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EU 집행위원회의 (대응) 태도가 한층 강경해졌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중국산 저가 제품 통제를 위해 150유로(약 25만원) 이하 저가 소포에 대한 관세 면제를 폐지하고, 소포당 2유로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수수료 부과 시점은 2028년 중반으로 예정됐었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에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쉬인의 성인용 인형 판매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중국발 소액 소포에 대한 규제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졌다. 루마니아 등 일부 국가는 이미 개별 국가 차원에서 소액 소포에 최대 5유로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현재 EU로 수입되는 소액 소포의 90%는 쉬인, 테무 등 중국 소매 플랫폼에서 보내진 직구 물품이다. EU 지역에선 150유로 미만 소액 소포에 '드 미니미스'가 적용돼 면세가 적용되는데,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해 46억개 소포가 이 방식으로 EU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