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가지마" 엄포에 취소 급증…중국인들 "한국 갈래"

류원혜 기자
2025.11.19 16:07
일본 도쿄 긴자의 쇼핑가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중국 관광객이 도로를 건너고 있다./사진=AFP=뉴스1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의 '대만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 내 일본 여행 취소가 급증하면서 한국이 대체 여행지로 떠올랐다.

19일 중국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다수 여행사에서 일본 단체관광 상품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상하이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본 단체관광 예약의 60%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베이징 한 여행사 관계자도 "주말까지만 해도 취소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문의와 취소가 눈에 띄게 늘어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사실상 '한일령'(限日令) 수준의 대응을 시작했다. 이에 중국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을 취소할 경우 전액을 환불한다'는 방침 등을 안내하고 있다.

급감한 일본 여행 수요는 한국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에 따르면 지난 주말(15~16일)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는 한국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1위를 지켜온 일본을 처음으로 제친 것이다.

같은 기간 항공권 결제 건수 1위도 한국행이었다. 검색량도 서울이 가장 높았다. 이어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뒤따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이번 사태는 다카이치 총리 발언에서 비롯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관련 질문에 "해상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군이 오면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무력을 행사하는 사태도 가정할 수 있다"며 "무력 공격이 일어나면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립 위기 사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집단 자위권은 일본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가 공격받으면 일본이 이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권리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점령하려고 해 일본 우방국인 미국이 이에 개입할 경우, 일본이 함께 대응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반발하며 해당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했으나 일본 측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에 중국 외교부와 문화관광부는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공식 권고했다.

중국 정부는 일본과의 문화 산업 교류도 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중앙TV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와 '일하는 세포' 등의 상영도 중단될 예정이다.

일본을 가장 많이 찾는 해외 관광객은 중국인이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1~9월 일본에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전체의 약 25%를 차지한다. 이들이 소비한 금액은 1조6443억엔(한화 약 15조4000억원)에 달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조엔(약 19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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