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치매를 앓는 70대 남성이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잊고 아내에게 다시 한번 청혼해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28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이클 오라일리(77)와 린다 펠드먼(78)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한 요양시설에서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오라일리와 펠드먼은 국선 변호사로 일하던 1979년 처음 만났다. 당시 이들은 동료 사이에 불과했다. 두 사람 모두 다른 사람과 결혼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 뒤 오라일리와 펠드먼은 각각 이혼했고, 함께 점심을 먹기 시작하면서 가까워졌다. 이후 1987년 결혼해 39년간 부부로 살아왔다.
그런데 오라일리가 7년 전 치매 진단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펠드먼은 "오라일리는 유능한 변호사였다. 기억력이 좋아 아무 메모도 없이 4시간 동안 최종 변론을 펼친 적도 있다"며 "치매 진단받았을 때 정말 충격받았다"고 털어놨다.
오라일리는 길을 잃을까 봐 외출도 거의 하지 못했고, 끝내 펠드먼이 아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결국 가족들은 2년여 전 오라일리를 요양시설로 옮겼다.
그러나 아내를 향한 사랑은 그대로였다. 펠드먼을 바라볼 때면 항상 눈이 반짝였다. 오라일리는 지난해 11월 요양시설에 찾아온 펠드먼을 끌어안고 "나와 결혼해 달라"며 다시 한번 청혼했다. 펠드먼은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이미 부부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청혼을 받아들였다.
소식을 들은 요양시설 직원들은 결혼식 준비에 나섰다. 몇 주에 걸쳐 꽃과 풍선 등으로 식장을 꾸미고 2단 케이크까지 준비했다. 예식은 소규모로 진행됐으며 가족과 친구 등 20여명이 하객으로 참석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요양시설 관계자는 "오라일리는 펠드먼을 볼 때마다 다시 사랑에 빠진다"며 "두 사람의 두 번째 결혼식을 주최하고 행복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 기뻤다. 치매를 앓고 있는 분들도 여전히 풍요롭고 의미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밝혔다.
펠드먼은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한 요양시설 측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직원들에게 감동했다. 결혼식에서의 사랑과 기쁨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생에는 온갖 위기가 닥친다. 우리 이야기는 사랑이 어떻게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가장 힘든 장애물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