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이다!" 서학개미, 기술주 역대급 줍줍…매도 1위는 '뜻밖이네' [서학픽]

권성희 기자
2026.02.09 18:05

[서학개미 탑픽]

미국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미국 증시에서 서학개미들의 주간 순매수 규모가 32억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거의 4개월만에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서학개미들의 주간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들이 일제히 1억달러 이상의 대규모 매수 우위를 나타낸 가운데 엔비디아와 메타 플랫폼스는 1억달러 이상의 매도 우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월29일~2월4일(결제일 기준 2월2~6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32억7637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규모인 지난해 10월9~15일 사이의 24억4415만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당시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통제 움직임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증시가 급락하며 서학개미들의 저가 매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번에도 서학개미들은 기술주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았다. 지난 1월29일~2월4일 사이에 S&P500지수는 1.4% 떨어지고 나스닥지수는 4.0% 급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지난 5일에도 1.2%와 1.6% 하락세를 이어가다 6일에야 각각 2.0%와 2.2%씩 반등했다.

이같은 기술주 조정은 AI(인공지능)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주에서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주요 기술기업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했으나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서학개미들은 기술주가 추락하던 지난 1월29일~2월4일 사이에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가장 많은 8억7222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SOXL 가격이 24.1% 급락하자 AI 붐에 따른 호황을 기대한 매수세가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서학개미들은 이어 클라우드 성장세 둔화와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잠식해 들어올 것이란 우려로 주가가 크게 후퇴한 마이크로소프트를 3억2504만달러 순매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일까지 한달간 주가가 16.1% 떨어졌다.

1월29일~2월4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서학개미들이 3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데이터 저장장치 회사인 샌디스크였다. 샌디스크는 AI 성장에 따른 저장장치 수요 폭증 전망에 올들어 주가가 파죽지세로 오르다 지난 4일 하루만에 16.0% 급락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서학개미들은 샌디스크를 지난 1월29일~2월4일 사이에 3억2240만달러 순매수했는데 주가가 급락한 지난 4일 순매수는 3541만달러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나머지 2억9000만달러에 육박하는 순매수는 샌디스크 주가가 상승하고 있을 때 이뤄진 추격 매수였다. 샌디스크 주가는 나스닥지수가 1.8% 하락한 지난주에도 3.8% 오르며 올들어 상승률이 151.9%에 이른다.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4위 종목은 알파벳 클래스 A로 2억3407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주 4.5% 하락하며 올들어 상승률이 3.2%로 축소됐다.

메모리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억9606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5위에 올랐다. 마이크론은 AI 활용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급증의 수혜를 누리며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오다 지난주 4.9% 하락했다.

이어 테슬라가 1억9599만달러 순매수됐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주 4.5% 하락했고 올들어 8.6%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다 급락했던 은에도 저가 매수가 들어오며 은 현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가 1억5868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13일 사상최고가 대비 주가가 반토막 밑으로 추락한 양자컴퓨팅 회사 아이온큐도 1억3229만달러 순매수됐다. 아이온큐 주가는 지난 1월29일부터 2월5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총 33.6% 미끄러졌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1억538만달러의 순매수를 보였다.

AI 데이터 분석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1억226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팔란티어는 지난주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AI로 인한 소프트웨어 산업 위기론이 제기되며 주가가 8.0% 하락했다. 팔란티어 주가는 올들어 23.5% 추락했다.

1월29일~2월4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반면 서학개미들이 지난 1월29일~2월4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엔비디아였다. 이는 서학개미들이 지난해 10월9~15일 미국 증시에서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을 때와 달라진 양상이다. 당시에는 서학개미들이 엔비디아를 3억2901만달러 가장 많이 순매수했으나 이번에는 1억7853만달러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월30일부터 2월5일까지 5거래일 연속 10.7% 급락했으나 지난 6일 단번에 7.9% 급반등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들어 0.6%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1701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메타 플랫폼스도 1억7247만달러 순매도했다. 메타는 지난 1월28일 장 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하고 다음날 주가가 10.4% 급등하자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메타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메타 불 2배 ETF(METU) 역시 5537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메타 주가는 지난주에는 기술주 매도 속에 6.4% 하락했다. 메타는 올들어 0.2%의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은 6370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애플은 지난주 기술주 급락 중에도 주가가 3.0% 오르는 저력을 보였으나 서학개미들은 AI 분야에서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애플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AI 칩 분야에서 독보적인 브로드컴도 6259만달러 순매도됐다. 브로드컴 주가는 지난 3~4일 이틀간 7.0% 급락했으나 5~6일 이틀간 8% 이상 급반등했다. 브로드컴 주가는 올들어 3.8% 하락했다.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지난 4일 반도체주 하락으로 가격이 13.2% 오르며 차익 매물로 4257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자산을 세계 최대 규모로 보유한 스트래티지는 지난 5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2332만달러 순매도됐다. 스트래티지 주가는 비트코인 하락세로 약세를 이어오다 지난 6일 하루만에 26.1% 급등했다. 스트래티지 주가는 지난 6일 상승 전 지난 5일까지 올들어 30% 가까이 추락했다.

우주 발사 기업인 로켓 랩은 1996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로켓 랩 주가는 최근 한달간 약 15% 떨어졌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는 지난 1월29일~2월4일 사이에 13.6% 상승한 가운데 727만달러 순매도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