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한 회사가 채용 공고에서 "Z세대(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는 지원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공영방송 SRF에 따르면 취리히 인근 륌랑에 있는 돌봄서비스 업체는 지난달 구인구직 사이트에 팀장급 직원 채용 공고를 올리며 제목에 'Z세대 사절'이라고 적었다.
회사 측은 제목을 통해 "월~금 100% 출근"이라고 알리며 채용 공고 설명란에는 "월요일, 금요일에 병가를 내는 근무 문화는 사양한다"고 적기도 했다.
스위스 법률상 채용에 나이를 제한하더라도 차별 행위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러나 Z세대는 게으르다는 편견을 담은 구인 광고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간호 분야의 경우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 파장이 더 컸다.
해당 업체는 구인 공고 논란이 일자 별다른 입장 발표 없이 문제된 내용을 삭제했다.
컨설팅 업체 '제암'(Zeam)을 운영하는 Z세대 기업가 야엘 마이어(25)는 "이런 식으로 세대를 규정 짓는 건 문제"라며 Z세대가 열심히 일할 의지가 없다는 생각은 근거 없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마이어는 "젊은 신입사원들이 야근을 꺼린다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Z세대를 이 업계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노동 시장에서 그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세대연구자 프랑수아 회플링거는 "현실과 아무런 관련 없는 고정관념일 뿐"이라며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조차 젊은이들이 너무 게으르고 어른들 말을 안 듣는다고 불평했다"고 말했다.
스위스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모든 연령대에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결근이 늘었다.
2024년 연령별 병가일수는 55∼64세가 평균 10.6일로 가장 많았고, Z세대로 지목되는 15∼24세가 평균 9.5일, 25∼34세가 평균 8.2일로 뒤를 이었다.
회플링거는 세대 간에 성취에 대한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며 "젊은 세대는 일과 가정, 여가 사이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기성 세대는 주 40~60시간씩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근무 방식이 삶의 질을 희생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세대 내 차이가 세대 간 차이보다 훨씬 더 두드러진다"며 Z세대 논쟁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