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가 본사를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옮겼다고 17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팔란티어는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주에 따라 달라지는 정치, 세금 제도 등 경영환경 차이가 지목된다.
팔란티어의 애초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였다. 실리콘밸리의 핵심지역이다. 팔란티어는 2020년 실리콘밸리 가치관과의 충돌을 이유로 덴버로 옮겼다. 6년 후 다시 본사를 이전한 것이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팔란티어의 새 본사는 마이애미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32㎞ 떨어진 부유한 지역에 있다.
최근 덴버에서 잇따른 팔란티어 항의 시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 활동에 팔란티어의 AI 도구와 플랫폼이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팔란티어 본사 주변에선 시위가 이어졌다.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으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아울러 콜로라도주는 미국 최초로 AI 규제법을 통과시켜 올해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은 AI 시스템이 초래할 수 있는 알고리즘 차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는 내용이다. 기업은 인종, 성별, 나이, 장애 여부 등으로 인해 AI가 편향된 결과를 내지 않도록 사전에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이 법은 미국 내 다른 주의 AI 규제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마이애미를 포함한 플로리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영향력이 강하고 비교적 기업친화적인 환경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 재계에선 빅테크 등 자본이 플로리다주로 이동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팔란티어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거물 투자자인 피터 틸은 지난해 말 마이애미 사무실을 개소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거주지를 마이애미로 옮겼다. 헤지펀드 거물인 켄 그리핀 역시 2022년 자신의 헤지펀드회사 시타델 본사를 플로리다주로 이전했다.
이런 추세는 억만장자들의 안식처였던 캘리포니아주에서 부유세 도입 논의가 진행되는 것과도 맞물린다. 캘리포니아주는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4500억원) 이상 자산가에게 전체 자산의 5%를 일회성으로 세금으로 납부토록 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