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백만개를 공급 받는 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련 회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을 위해 엔비디아와 수백만 개 규모의 AI 칩을 공급받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현재 엔비디아 주력 GPU인 블랙웰뿐 아니라 차세대 GPU인 루빈도 포함될 예정이다.
메타는 또 엔비디아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레이스'를 독립형 서버용 칩으로 채택하기로 했다.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사 중 엔비디아 CPU를 단독 서버용으로 도입한 건 메타가 처음이다. 이는 기존에 인텔과 AMD가 주도하던 데이터센터 CPU 시장을 엔비디아가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메타와 엔비디아는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수백억 달러(수십조원) 규모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DC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평균 1만6061달러(약 2333만원)에 거래된다. 100만개만 구입해도 160억달러 이상이 든단 의미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PU와 GPU, 통신망,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친 심층 공동 설계를 통해 메타가 차세대 AI 프런티어 기반을 구축하는 데 엔비디아 플랫폼 전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이틀 연속 1%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GPU와 CPU를 모두 갖춰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AMD와, CPU 강자 인텔은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당초 메타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구글의 AI 칩 텐서처리장치(TPU)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엔비디아와 대형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당분간 메타의 AI 전략이 '엔비디아 중심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현재 메타는 엔비디아 매출의 약 9%를 차지하는 2대 고객사다. 지난 회계연도 메타는 엔비디아 제품을 약 190억달러어치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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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AI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수천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메타는 현재 오하이오주에 1GW(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프로메테우스'를, 루이지애나주에 5GW급 '하이페리온'을 건설하고 있다. 1GW는 약 7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