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자' 트럼프… 불확실성만 더 커졌다

뉴욕=심재현, 양성희 기자
2026.02.23 04:08

美상호관세 위법 후폭풍
글로벌 관세 10%→15% 하루 만에 최대치로 인상
'무역법 301조'도 리스크, 다시 세계경제 뒤흔들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주지사 만찬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미국) 로이터=뉴스1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를 위법·무효로 판결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15% 관세를 물리겠다고 나섰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가 무효가 되자 또다른 법률인 무역법 제122조를 근거 삼아 다시 한번 전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치르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글로벌 무역·통상 불확실성이 오히려 더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로 전세계 관세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미 연방대법원은 IEEPA를 근거로 대통령이 관세를 물릴 권한은 없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관세 무기화' 의지를 꺾지 않았다. 판결 직후 10% 신규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가 이를 법률상 한도인 15%로 올리겠다고 하루 만에 정정했다.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이 관세는 최고 15% 세율로 150일까지 유지할 수 있으며 연장하려면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무역법 제301조, 무역확장법 제232조 등을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 안에 법적으로 허용되는 새로운 관세를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트럼프행정부 관세정책 근거/그래픽=김다나

상호관세를 인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미투자를 포함한 무역협정에 합의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이같은 정책으로 변수가 더 늘어났다. 이 점을 의식한 듯 백악관은 팩트시트(설명자료)를 통해 "미국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상호 무역협정을 계속해서 준수할 것"이라며 "무역협정을 파트너들이 이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1449원에서 1444원으로 하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칠 기미도 보인다. 미국이 그동안 징수한 관세를 환급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달러화가 약세흐름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이 트럼프 2기 들어 부과한 관세액은 현재까지 1750억달러(약 254조원)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번 판결에 환급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행정부는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301조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한 뒤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물론 절차를 모두 거치면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린다. 그럼에도 이른바 '쿠팡 사태'가 진행 중인 우리 정부로선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

미국 의회 권력의 향방이 달린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나온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될 전망이다. 미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무역법 제122조에 근거한 관세 또한 상호관세와 마찬가지로 법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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