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대출 '황금기' 끝나나…블루아울 환매중단 사태에 시장 '흔들'

윤세미 기자
2026.02.23 14:10
/AFPBBNews=뉴스1

미국 사모신용 시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사모신용은 은행이 대출하지 않는 영역에 대출하거나 자금을 지원하는 사모펀드의 형태다. 관련 사모펀드의 자금 유출 규모가 1년새 6배 가까이 늘었다는 조사가 나왔다. 최근 미국 대체자산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이 자사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더욱 부추겼다.

23일 외신을 종합하면 최근 시장은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로 불리는 사모대출 펀드의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BDC는 일반 투자자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벤처 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상장된 BDC는 일반 주식처럼 시장에서 매매가 가능하며 비상장 BDC도 분기마다 환매를 신청할 수 있다.

최근 BDC 자금 유출이 급증세다. 니혼게이자이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 15개 비상장 BDC의 지난해 4분기(10~12월) 환매 규모가 63억8000만달러(약 9조1900억원)로 전년 대비 5.8배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퍼스트브랜즈 파산 등을 계기로 사모대출에 대한 불안이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과열된 미국 신용시장에 숨은 위험을 드러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여전히 BDC 대부분은 신규 자금 유입이 환매액을 웃도는 순유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순유출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터진 블루아울의 환매 중단 조치가 방아쇠가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블루아울, 일부 펀드 환매 중단→유동성 공포

지난 19일 블루아울은 자사의 비상장 BCD인 OBCD II에 대해 투자자들의 환매를 영구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신 펀드가 자산을 매각하거나 현금이 생길 때마다 비례적으로 분배한다고 밝혔다. 블루아울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한 3개 펀드에서 14억달러 규모 자산을 매각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즉각 사모신용 시장의 유동성 경색 공포가 제기됐다. 블루아울 주가는 19일부터 이틀 연속 5~6%대 급락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블랙스톤 같은 동종업계 주가도 출렁거렸다.

마크 립슐츠 블루아울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때도 겪었던 일"이라며 과도한 공포라고 선을 그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인공지능(AI)의 확산을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단 불안이 커지면서 펀드 부실 우려가 커졌다.

개인 자금 이탈이 가속할 경우 사모신용 시장이 중대한 분기점을 맞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미국 투자회사 애덤스 스트리트 파트너스의 제프리 딜 투자 책임자는 "투자 가치가 줄어드는 현상이 업계 전체로 퍼지기 전에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BDC에서 자금을 빼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모신용 시장은 은행 시스템에서 소외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틈새시장이었지만 수년간 급성장을 거듭하며 최근 투자업계 주요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거대 데이터센터 운영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소프트웨어 및 헬스케어 기업까지 손을 대고 있다.

특히 블루아울은 RL데틱스나 스마트시트 같은 소프트웨어(SW) 업종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AI(인공지능)의 발전이 기존 SW 업계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SW 업종에 크게 투자한 블루아울 등 자산운용업계에 타격을 준 측면도 있다.

무함마드 엘 에리언 전 핌코 CEO는 이번 사태가 "탄광의 카나리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BNP파리바은행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펀드 환매를 중단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이번 OBCD II 환매 중단을 그때와 같은 위기 신호로 읽은 것이다.

사바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보아즈 와인스타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모대출은 한때 상승장에서는 별 노력 없이 두 자릿수 수익을 내는 고수익 투자처로 여겨졌지만 그 시대는 빠르게 끝나가고 있다"며 "좋은 시기에도 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은 지금 사모대출 시장이 매우 취약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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