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아시아 국가 중에도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보다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모간스탠리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연구팀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석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유가 변동성에 더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아시아 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가장 큰 위험에 직면했다고 봤다.
화석 연료 의존도의 경우 일본이 87%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으며 한국은 81%, 인도는 35%, 중국은 20%다. 이처럼 한국은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데다 이들 연료 대부분 수입해야 한다. 국제 유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 후 급등세다.
3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1.4달러로 전장보다 3.66달러(4.71%)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도 전날보다 3.33달러(4.67%) 상승한 배럴당 74.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씩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아시아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2~0.3%포인트(p)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한국과 일본 증시는 이날 직격타를 입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98.37포인트(12.06%) 하락했는데 하락률과 하락폭 모두 역대 가장 컸다. 코스피는 장중 5400선 아래로 떨어지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으며 종가는 5093.54이다.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5만7000선이, 이날 5만5000선이 잇따라 무너졌다. 이날 오전장에서 전일 대비 3.9% 떨어진 데 이어 5만4245.54(-3.6%)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상승 국면이 한국, 일본 경제에 특히 타격을 준다는 분석이 맞아들어간 셈이다.
한편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023년 기준 9%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재생에너지 비율인 33%에 한참 못 미친다. 이와 관련, 에너지경제·금융분석연구소 샘 레이놀즈는 계속되는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이 재생·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작업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청정에너지는 기후 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