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형 인공지능(AI) 모델은 800살 노인과 같습니다. 세상을 보는 방식이 이미 고정돼 있죠. 고정된 시각으로는 세상의 복잡다단한 문제를 정교하게 풀어낼 수 없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 오픈소스 AI 모델 패널 토론회에서 최근 AI 업계의 최대 화두인 오픈소스의 역할과 관련, 이렇게 말했다. 폐쇄형 모델은 범용성이 뛰어나지만 전문화된 문제 해결에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 현실의 복잡한 수많은 문제, 이른바 롱테일 영역을 공략하려면 오픈소스 AI가 필수라는 얘기다.
황 CEO는 폐쇄형 초거대모델 경쟁이 그동안 AI 열품을 이끌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오픈소스가 더이상 폐쇄형 모델의 대안이 아니라 산업의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모델과 에이전트, 파일 시스템, 각종 커넥터 등을 누가 더 잘 구현하느냐는 방향으로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단순한 반도체 칩 제조업체를 넘어 AI 종합 설루션업체로 진화하려는 것과도 맞닿은 대목이다.
패널로 참여한 다니엘 내들러 오픈에비던스 창업자는 특히 헬스케어나 국방처럼 치명적인 문제를 다루는 분야에서 오픈소스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의사가 자는 동안 AI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서류를 작성하는 시대에는 '신뢰'가 핵심"이라며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는 폐쇄형 시스템에 생명을 맡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투명하게 검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오픈소스만이 고도의 보안과 데이터 주권이 필요한 산업 현장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CEO는 이날 대담의 또다른 화두인 '에이전틱 AI'와 관련해 "거의 모든 업무는 코드로 사양화될 수 있다"며 코딩 모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AI가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코드를 짜고 실행해 이메일을 보내거나 파일을 정리하는 등 실질적인 업무를 완수하는 '행동 대장'이 됐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돌풍을 일으킨 '오픈클로'에 대해 황 CEO는 "챗GPT가 AI와의 대화 시대를 열었다면 오픈클로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시대의 서막"이라고 평가했다. 사용자가 시키지 않아도 24시간 깨어 메시지를 보내고 스스로 기억을 수정하는 능동형 AI가 비즈니스의 기본값이 됐다는 진단이다.
기술적 통찰을 넘어선 '엔비디아식 경제학'도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제 수익이 컴퓨팅 규모에 선형적으로 비례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더 많이 살수록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엔 데이터의 양이 AI의 성능을 결정한다고 여겨졌지만 이제는 자본을 투입해 컴퓨팅 파워를 키우는 만큼 사업 성과가 보장되는 '예측 가능한 성장 곡선'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수익을 내는 데 있어 코딩은 첫 번째 증거일 뿐"이라며 "이제 의료와 제조 등 모든 산업으로 이 공식이 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CEO는 대담 말미 "컴퓨터가 다시 '쿨'해졌다"며 "우리는 지금 GPU(그래픽처리장치)라는 새로운 런타임 위에서 비즈니스와 삶을 실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미래는 단순한 칩 제조사를 넘어 모든 오픈소스 에이전트가 제조·물류·운영 등 기업의 핵심 공정을 수행하는 'AI 파운드리'로의 진화다. 1800년대 산업혁명 당시 공장이 전력망을 통해 생산성을 폭발시켰듯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오픈소스 인프라 위에서 수만개의 에이전트가 24시간 가동되는 AI 공장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황 CEO는 "이제 AI는 투입한 컴퓨팅 파워만큼 매출을 뽑아내는 예측 가능한 경제 자산이 됐다"며 "지금부터는 GPU 런타임 위에서 인류의 비즈니스 공식을 통째로 다시 쓰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