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유예" 트럼프의 '반가운 변덕'…유가·환율 급락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3.24 07:05

[미국-이란 전쟁]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이란 발전소 공격을 닷새 동안 보류하고 이란과의 종전 협상 논의를 시사하면서 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10% 넘게 하락했다. 151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1480원대로 후퇴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정산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10.9% 하락한 배럴당 99.94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정산가 기준 배럴당 88.13달러로 전 거래일보다보다 10.3% 하락했다.

브렌트유와 WTI가 각각 배럴당 100달러, 90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11일 이후 8거래일만이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날 아시아장에서 장중 한때 배럴당 114달러를 웃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발전소 공격 보류 발언 직후 배럴당 96달러선까지 하락, 거래됐다가 이란 매체들이 미국과의 협상 소식을 부인하는 이란 당국자의 발언을 전하면서 낙폭을 일부 반납했다.

24일(한국시간) 오전 2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13.90원 하락한 1486.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종가 1517.3원보다 30.6원 떨어졌다.

이란 당국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 이후 3주만에 공식적으로 종전 협상을 언급한 것을 두고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출로를 모색하는 듯한 입장을 보인 것만으로도 일단 최대 고비는 넘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난 이틀 동안 미국과 이란 양국이 중동 지역의 적대행위를 완전하고 전면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음을 기쁘게 알린다"며 "심도 있고 상세하며 건설적인 이 대화의 내용과 분위기를 바탕으로, 이란의 발전소 및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5일 동안 유예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가 지난 21일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사실상 최후통첩, 중동 지역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나오면서 시장 안도감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 대표단이 이란의 최고위급 인사와 전날 저녁까지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란의 '핵무기 포기'를 비롯해 "거의 모든 쟁점에서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이란이 전 세계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유가는 전쟁 관련 소식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이날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위기는 1970년대 두 번의 오일 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쳐놓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가가 출렁이면서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이날 뉴욕증시는 개장 전까지만 해도 전쟁 격화 우려에 하락 출발이 예상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P500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74.52포인트(1.15%) 오른 6581.00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631.00포인트(1.38%) 오른 4만 6208.4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99.15포인트(1.38%) 오른 2만 1946.76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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