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토안보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 여파로 심각한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미 주요 공항에 23일(현지시간)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배치되기 시작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날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등 최소 14개 공항에 ICE 요원들을 파견해 교통안전청(TSA) 인력 부족 사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토안보부 셧다운과 공항 혼잡 사태의 책임이 민주당이 있다며 공항 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ICE 요원들을 투입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국토안보부는 SNS(소셜미디어) X에 "민주당이 계속 우리 항공 여행의 안전성, 신뢰성, 편의성을 위기에 빠뜨리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영향을 받은 공항에 수백 명의 ICE 요원을 배치하는 조처를 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TSA의 업무를 강화해 항공 안전을 유지하고, 공항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공항에는 ICE 요원뿐 아니라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도 함께 배치됐다.
백악관의 국경 문제 책임자인 톰 호먼 국경 차르는 CNN과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TSA의 줄을 줄이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AFP는 "공항에 배치된 ICE 요원들은 승객 보안 검색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는 않지만, 출구 감시와 물류 관리 등 지원 업무를 맡아 TSA 직원들이 보안 검색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공항에 배치된) ICE 요원들은 이제 입국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할 수 있다. 매우 효과적인 영역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들이 그곳(공항)에 있는 이유는 아니"라며 "그들은 실제로는 (TSA를) 돕기 위해 그곳에 있다"고 말했다. AF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주 방위군 추가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SNS에는 보안 검사를 하는 TSA 직원 근처에 ICE 요원들이 서 있거나 ICE 요원들이 공항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 등이 공유됐다. 미국 주요 공항 중에서도 대기 시간이 특히 길었던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 이용자들은 ICE 요원 투입으로 혼란이 완화되기를 기대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AFP는 전했다.
민주당은 이번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우려를 한층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CNN에 "(보안 업무) 훈련이 되지 않은 ICE 요원들을 전국 공항에 배치하는 것은 시민들을 위협하거나 심지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며 "이는 미국 국민에게 절대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 1월 미네소타주에서 ICE 요원의 총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한 사건을 앞세워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 단속 정책 개혁에 동의할 때까지 국토안보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이 여파로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14일부터 부분 셧다운에 돌입했다. 셧다운으로 인한 급여 지급 중단으로 TSA 직원들의 병가, 퇴사 등이 이어져 미 주요 공항은 심각한 인력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화당에 공항 보안 업무 차질 등을 고려해 TSA 예산만 별도로 먼저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공화당 측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