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이 외국인 거주민과 방문객을 상대로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비밀번호를 요구할 수 있는 법을 도입했다.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하면 최대 징역형 등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현지시간) 홍콩 당국이 최근 국가보안법 시행 규칙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국은 국가안보 사건 수사 시 용의자에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전자기기 비밀번호 제출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개정안에는 비밀번호 요구 외에도 세관 당국이 '선동적 의도'가 있는 물품을 압수할 수 있다는 내용, 당국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온라인 게시물을 플랫폼 사업자에게 삭제 명령할 수 있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전자기기 비밀번호 제출을 거부하면 최대 징역 1년과 벌금 10만홍콩달러(약 1900만원)에 처할 수 있다. 이에 홍콩을 방문하거나 경유하는 외국인 사업가나 여행객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당국이 전자기기 속 개인정보를 언제든 들여다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선 홍콩이 국제 금융 허브로서 위상보다 중국 본토와 같은 수준 국가 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다만 홍콩 정부는 "경찰이 길거리에서 임의로 휴대전화를 검사할 일은 없다"며 "법관 영장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미국은 이번 조처에 반발했다. 주홍콩 미국 총영사관은 자국민 대상으로 보안경보를 발령했다. 경보에는 "홍콩 법은 미국 시민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여행객도 예외는 아니니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담겼다.
그러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홍콩사무소 측은 줄리 이데이 미국 총영사를 초치해 "홍콩 문제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