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군사력을 활용해 미국 및 다른 동맹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것을 도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UAE는 이란의 공격을 받은 후 페르시아만 국가 중 처음으로 직접적인 교전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WSJ는 아랍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UAE가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위해 군사적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수 있을지, 기뢰 제거 및 기타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UAE는 미국과 더불어 유럽 및 아시아 주요국에 군사력을 활용해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연합을 구성하자고 촉구했다. 이러한 조치를 승인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마련도 함께 추진중이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채텀하우스의 빌랄 사브 연구원은 "UAE가 군사 작전에 참여하기로 한 결정이 전쟁에 대한 아랍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 국가 내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패권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UAE의 상업 중심지인 두바이는 오랫동안 이란 정권에 자금을 조달해왔다. UAE 외교관들은 전쟁 전 미국과 이란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이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을 타격하는 등 공격이 계속되자 입장을 선회했다. WSJ은 아랍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걸프국가가 이란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이란 정권이 무력화되거나 축출될 때까지 전쟁이 계속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걸프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보조를 맞추는 기류다. 앞서 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더라도 이란 군사작전을 끝낼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문제는 유럽과 걸프 지역 동맹국들이 주도하도록 압박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UAE의 참여가 미국에 대이란 작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시도를 위한 추가적인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UAE는 미군 기지와 제벨알리항 등을 보유했으며 결정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입구 근처에 위치해있다. 미군 주도의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데 UAE가 유용한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그랜트 럼리 선임연구원은 UAE가 호르무즈 해협 등 페르시아만에 접한 지리적 특성과 관련, "미국 등과 팀을 이뤄 선박을 보호하고 걸프만 건너편의 이란 목표물을 추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