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는 흔히 '정권교체'로 번역된다. 이는 기존의 정치 지형, 통치 구조 전반을 바꾼다는 의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로 집권당이 바뀌는 것과는 다르다. 이란의 경우 종교를 최우선시하는 신정체제가 끝난다면 '레짐 체인지'라 볼 수 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 같은 통념을 바꾸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밤 9시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 대국민연설에서 이란의 정권교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란과의 전쟁에서) 정권교체를 목표로 삼은 적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며 "주요 수뇌부 대부분이 사망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새로 들어선 이란의 지도부는 훨씬 더 온건하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상 정권 교체란 국가 지도 체제의 근본적인 변혁을 통해 정책 기조와 정치 지형, 그리고 통치 구조 전반에 걸쳐 구조적 전환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초기만 해도 이 같은 '레짐 체인지'를 의식했다. 그는 2월 28일 첫 공습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당시 최고지도자 등을 사망케 하고 이란 국민들에게 "권력을 장악하고 정부를 전복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측이 전쟁이 나면 곧 이란 내부 봉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했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이란에서는 여전히 반미 성향의 신정 지도부가 미국에 맞서고 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에서의 성과를 언급하며 줄곧 이란 지도부의 참수를 "정권교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서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이지 정치 체제를 전복하는 것이 아니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베네수엘라, 쿠바 등 소수 국가를 상대한 방식 등을 봤을 때 그의 목표는 미국의 요구에 순응할 수 있는 지도부를 세우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는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것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정권의 복종을 강요해 위성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싱크탱크 디펜스프라이어리티의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인 로즈메리 켈라닉은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근본적인 체제 변화(deep regime change)'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란에서 진정한 정권 교체를 위한 전쟁은 현장 병력이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과 위험이 이익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한듯 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