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 요청 받았다" 이란 "그런 적 없다"…또 진실공방

뉴욕=심재현 특파원, 김종훈 기자
2026.04.02 02:18

[미국-이란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집무실)에서 우편 투표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 도중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이란으로부터 휴전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고 이란이 부인하는 패턴이 또 반복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전임자들보다 훨씬 덜 급진적이고 더 똑똑한 이란의 '새 정권 대통령'이 방금 미국에 휴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자유롭고 안전해질 때 (이란의 휴전 요청을) 고려할 것"이라며 "그때까지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보낼 정도로 타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가 휴전을 제안했다고 주장하면서 휴전을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먼저라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 직후 이란은 곧바로 반박 성명을 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 방송을 통해 "이란이 휴전을 요구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란은 휴전을 위한 조건조차 제시하지 않았다"며 "전쟁은 침략자(미국·이스라엘)가 징벌받고 이란에 전액 배상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별도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우리의 완전한 통제 아래 있다"며 미국의 압박에도 해협을 재개방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와 이란의 부인으로 양국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제안을 했다고 언급한 '새 정권 대통령'이 누구인지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단 대통령이라는 직함으로 보면 수마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휴전을 요청했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2024년 7월 취임했다는 점에서 '새 정권 대통령'이라는 표현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란 정권 내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받는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인사를 휴전 요청의 주체로 지목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나 이란 군부와 달리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새 정권'이라고 언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전날 "침략 재발 방지 보장 등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번 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의지가 있다"고 말하는 등 이란 고위인사 중에서 처음으로 종전 또는 휴전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새로운 '협상 파트너'로 규정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을 이유로 이란 내 발전소 공습을 닷새 연기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진실 공방을 벌였다. 전쟁 종식 협상을 두고 양국의 신경전이 가열되면서 각자의 주장이 잇따라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이란 전쟁에 관한 최신 상황을 미국민에게 알리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란전쟁 전과를 자화자찬하며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마무리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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