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추진되는 가운데 미국 제재로 묶인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경제 재건이 절실한 이란이 이를 협상 조건으로 강하게 요구하면서다.
17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 규모는 1000억달러(한화 약 147조92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이란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여기엔 이란이 해외로 원유를 판 값을 받지 못하고 해외 은행에 묶여있는 돈 등이 포함된다. 이 동결 자산은 각국에 흩어져 있다. 중국 200억달러, 인도 70억달러, 이라크 60억달러, 미국 20억달러, 일본 15억달러 등으로 추산된다. 한국에도 60억달러가 동결돼 있었으나 카타르 은행으로 이전했다.
동결 자산 해제 문제는 핵무기 포기,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 당면한 이슈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서 요구하면서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이 20년 넘게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하면서 동결 자산이 다음 협상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지난 10일 1차 종전 회담을 하루 앞두고 동결 자산 해제를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
각국에 묶인 자산은 이란의 경제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자금이기에 그렇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 자금이 이란 군사시설 재건 등에 쓰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대이란 자산 동결은 1979년 주이란 미국대사관 인질 사태를 계기로 시작됐다. 당시 이란이 미 대사관을 무력 점거하고 미국인 52명을 억류하면서 미국이 제재에 들어갔다. 이어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서 제재를 강화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쯤 2차 종전 협상이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1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번 주말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21일 종료되는 '2주 휴전'을 연장할 필요가 없어보인다며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합의가 이뤄질 경우 본인이 직접 협상 장소로 거론되는 파키스탄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