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장서 짐 싼다" 메타 8000명 감원...MS는 대규모 희망퇴직

윤세미 기자
2026.04.24 13:36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추진하면서 대규모 감원을 발표했다. 메타는 직원 10% 감원을 예고했고 MS는 창사 이래 첫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기술업계의 우선순위가 인재 확보에서 AI 인프라 확충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AFPBBNews=뉴스1
메타 직원 10% 감원…MS는 대규모 희망퇴직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5월20일부터 직원의 10%, 약 8000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공석인 6000개 직무도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총 1만4000명 규모의 인력 축소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날 앞서 MS 역시 미국 내 장기근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직원의 약 7%가 희망퇴직 신청 자격이 된다. 조건은 시니어 디렉터 이하 직급으로 근속연수와 나이를 합쳐 70 이상이어야 한다. MS 창사 이래 이처럼 대규모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사는 최근 몇 년간 이미 여러 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해왔지만 이번 조치는 AI 투자 확대라는 공통된 배경을 갖고 있다. MS는 일본과 호주에서 신규 AI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메타 역시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설비 투자를 예고했다. AI 인프라에 1350억달러를 투자한단 계획이다.

메타는 내부 메모에서 구조조정 배경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자넬 게일 최고인사책임자(CPO)는 "회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우리가 진행 중인 다른 투자를 상쇄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MS도 비슷한 기조다. 에이미 콜먼 CPO는 내부 메모에서 "이 정도의 속도와 긴박감으로 회사가 움직이는 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면서 "현재의 속도와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단순화하고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에 일자리 뺏기나"…기술업계 고용 불안

빅테크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감원을 병행하면서 기술 패권 경쟁의 이면에서 고용 불안도 감지된다. 기술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선 경영진이 AI로 인력을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많은 기업인은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가능성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많은 사람들은 AI가 다가오면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 말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라고 주장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역시 AI로 인한 잠재적 일자리 감소에 대해 "일부 직종이 대체될 순 있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체감하는 분위기는 다르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세운 미국 핀테크 회사 블록은 지난 2월 AI 도입에 따른 효율성 향상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거의 절반을 감축했다. 도시는 "내년 안에 대다수 기업이 유사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금까진 인력 감축이 AI 투자를 위한 비용 마련을 위한 구조조정이었다면 앞으론 기업 구조가 AI·자동화 중심으로 전환되기 때문일 거란 전망이다.

아마존 역시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올해 2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단 계획을 발표한 뒤 최근 6개월 동안 거의 3만명을 해고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로 부채 부담이 커진 오라클 역시 지난달 직원들에게 수천명 규모의 감원을 예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들이 인재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인재 유치가 최우선시됐다면 이제는 AI 발전으로 기존 인력을 줄여도 된단 확신이 커지고 있단 설명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보고서를 통해 AI가 2~3년 안에 미국 일자리의 약 절반을 재편할 것이며, 일자리가 최대 15%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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