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장기화 등에 따라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재고가 43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전주 대비 380만 배럴 줄어든 3억 770만 배럴인 것으로 집계됐다. 1983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략비축유는 자연재해나 국제 정세 불안으로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에 대비해 각국에서 비축해 놓는 원유다. 통상 순 수입량의 3개월분 정도를 비축해 놓는다.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로 석유 공급에 차질을 빚자, 전략비축유 1억 7200만 배럴을 방출하도록 명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석유 기업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아시아와 유럽의 에너지 수요를 채우기 위해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주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이 97%에 달하고, 일부 중서부 지역의 정유시설 가동률은 100%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유 비축량이 고갈되면 향후 글로벌 공급 충격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운영상 하한선까지 고갈될 경우, 원유 가격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의 맷 스미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5월 CNN 인터뷰에서 "언젠가 미국은 (방출한) 원유를 다시 비축해야 할 것이고, 이는 결국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기반 시설 손상이나 파이프라인 운영 차질로 이어지는 미국의 전략비축유 하한선은 1억 8000만~2억 배럴로 추산된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