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2월 28일 이란과 전쟁에 나선 이후 약 두 달 여 만에 250억달러(약 37조원)가량의 비용을 소모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 국방부(전쟁부)가 처음으로 밝힌 분쟁 비용 추정치다. 하지만 CNN은 이것이 최소한의 추정치이며 500억달러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전망을 소개하는 등 전쟁 비용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제이 허스트 미 국방부 회계감사관은 이날 연방 하원 군사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에 약 25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에픽 퓨리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전개 중인 군사 작전명이다. 미 국방부가 분쟁 비용에 대해 공식적으로 처음 밝힌 것이다.
허스트 감사관은 "그 비용의 대부분은 탄약값"이라고 덧붙였다. 또 장비 손실과 유지보수 비용 등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란의 공격과 미군의 아군 오인 사고 등으로 인해 전투기, 공격기, 수송기 등 군사 자산이 피해를 보거나 손실돼서다.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부에서는 수년 치 분량의 고가 미사일과 방공 요격 미사일이 소모됐을 것이란 관측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3일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이 1000발 이상의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사드(THAAD), 패트리엇, 스탠더드 미사일(SM)을 비롯한 핵심 방공 요격 미사일도 1500~2000발가량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FT는 "이란 공격에 사용된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패트리엇 및 사드 요격기는 비축량을 잠식했다"며 "그 사용 속도는 연간 생산량을 초과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휴전 협정 이후에도 중동에 더 많은 군함과 수천 명의 추가 병력을 파견했다. 여기에는 세 번째 항공모함이 포함돼 있는데 미 해군이 중동에 3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국방부는 당초 백악관에 2000억달러(약 297조원)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으나 헤그세스 장관은 이 수치가 변경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 국방부는 이번 1조5000억달러(약 2229조원)의 예산안에 이란 전쟁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스트 감사관은 "분쟁 비용에 대한 전체 평가가 완료되는 대로 백악관을 통해 의회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의회에 출석했다. 그는 이란 전쟁에 얼마나 더 큰 비용이 들지 의원들이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이란의 급진적인 야욕을 고려할 때 핵무기를 절대 갖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대이란 전쟁 기간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했다.
증언 도중 헤그세스 장관은 현 정부의 충돌 대응 방식을 비판하는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의원들과 여러 차례 설전을 벌였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이란 전쟁을 '수렁(quagmire)'이라고 부르는 것과 관련해선 "적들에게 선전 도구를 쥐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손으로는 군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두 달 된 임무를 '수렁'이라고 부르지 마라. 대체 당신들은 누구를 응원하고 누구를 편드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