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에 보복공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웨이트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측의 침투를 막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확전 위기감도 높아진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서방 및 이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우디가 전쟁기간에 자국 공격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이란 본토에 여러 차례 비공개 공습을 벌였다"며 "지난 2월 전쟁발발 이후 사우디가 이란 영토를 직접 공격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다른 걸프국 UAE 역시 이란 영토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UAE가 최근 이란에 군사적 공습을 감행했고, 공습 대상에는 페르시아만 내 이란 라반섬 정유시설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4월 초 라반섬 정유시설이 공격받았다고 밝혔었는데, 해당 공격의 배후가 UAE였다는 것이다. 이란은 당시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UAE와 쿠웨이트를 향해 대규모 미사일·드론(무인기) 공격을 했다.
소식통은 "UAE의 공격은 4월 7일 임시 휴전 합의 전에 이뤄졌기에 미국이 문제 삼지 않았다"며 "오히려 미국은 걸프국들이 전쟁에 참여해 억지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두 나라의 공격은 중동 전면전을 우려하며 군사개입에 신중했던 걸프국들의 기조변화로 읽힌다.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 격으로 사우디·UAE 등을 공격하자 이들도 군사력을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서방 관계자는 "사우디 공군이 지난 3월 말에 단행한 공습은 이란 공격에 대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대응이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란의 휴전협상이 깨지면 UAE가 이란의 최우선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중동분석가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걸프국이 전쟁 당사자로 나선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며 "이란은 앞으로 종전을 중재하려는 국가들과 직접 타격에 나선 UAE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쿠웨이트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1일 자국 부비얀섬에 침투하려던 IRGC 대원 4명을 체포했으며 당시 교전 중 쿠웨이트 군인 1명이 부상을 입고 IRGC 대원 2명은 도주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 외교부는 대원들이 항해시스템 오작동으로 쿠웨이트 해역에 들어간 것이라며 4명의 석방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