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강도 아니었다?…동성 남편 '1000억 유산' 노린 청부 살인 재판

마아라 기자
2026.05.18 18:04
뉴욕의 유명 백만장자 갤러리스트가 동성 남편에게 청부 살해당한 사건의 재판이 시작됐다. 사진은 피해자인 갤러리스트 브렌트 시케마 /사진=시케마 젠킨스 앤드 코

뉴욕 유명 백만장자 갤러리스트가 동성 남편에게 청부 살해당한 사건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남편 측이 무죄를 주장했다.

17일(현지 시각) 가디언지는 지난주 맨해튼 연방 법원에서 다니엘 시케마(54)의 청부살인혐의 재판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시케마는 2024년 1월1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별거 중이던 남편이자 유명 뉴욕 미술관 관장인 브렌트 시케마(당시 75)를 청부 살인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브렌트 시케마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는 얼굴과 가슴 등에 무려 18차례 칼에 찔린 상태로 발견됐다.

당초 범행 현장에서 약 3000달러의 현금이 사라지면서 단순 강도 살인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CCTV 확인 결과 범행 전후로 집 주변을 맴도는 모습이 포착된 쿠바 국적의 남성 알레한드로 트리아나 프레베스(30)를 범행 나흘 만에 체포했다.

현지 검찰은 다니엘이 재산 분쟁을 둘러싼 이혼 소송 중 자신의 경호원 출신이던 프레베스를 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프레베스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단독 범행이 아닌 다니엘로부터 돈을 받고 청부 살해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다니엘은 프레베스에게 20만달러(한화 약 3억원)를 제시하며 살인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렌트는 1991년 뉴욕 맨해튼 소호 지역에서 현대미술 갤러리인 '우스터 가든스'를 설립하고 첼시로 이전했다. 그는 '시케마 젠킨스 앤드 코'로 갤러리 명을 바꾸고 유명 화가와 사진작가 등을 소개하며 명성을 얻었다.

2013년 결혼한 다니엘과 브렌트는 슬하에 2010년 대리모를 통해 얻은 13살 아들을 두고 있다.

뉴욕의 유명 백만장자 갤러리스트가 동성 남편에게 청부 살해당한 사건의 재판이 시작됐다. 사진은 피해자인 갤러리스트 브렌트 시케마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유산 관리인이 제출한 문서에는 2019년 다니엘이 브렌트에게 개방형 결혼(혼외 관계를 허용하는 부부관계)과 쿠바 이주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갈등이 깊어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니엘은 2022년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두 사람은 법정 공방에 돌입하며 파국으로 치달았다.

다니엘은 단독 양육권을 얻기 위해 브렌트를 아동복지기관에 신고하거나 "브렌트가 대량 살인을 계획하고 있다"며 허위신고 했다. 이는 모두 "혐의없음"으로 끝이 났다.

유산 관리인은 청부 살인 사건에 대해 다니엘이 브렌트가 보유한 약 7000만달러(약 1048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유산과 자녀 양육권 등을 노린 끔찍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다니엘이 2023년 남편의 죽음을 통해 위자료와 상속 재산을 확보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여러 건의 왓츠앱 문자 메시지와 음성 녹음을 증거로 제시했다.

다니엘이 지인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죽지도 않는 늙은 인간과 아직도 싸우고 있다. 그가 죽거나 누가 그를 죽이거나, 아니면 내가 이혼하기 전까지는 계속 이럴 거다", "끝나지도 않는 이혼 절차 중이다. 그 사람이 원하는 만큼 시간을 끌어도 되지만 어떠면 이혼 대신 내가 홀아비가 되는 게 훨씬 나을지도 모른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검찰은 "프리베즈가 범행 후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인물이 다니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다니엘 측 변호인은 "이혼 과정에서 격해진 감정적 발언일 뿐이다. 이혼 과정에서 사람들은 진심이 아닌 말을 하기도 한다"며 "직접적인 살인 모의 증거는 없다"고 혐의를 부인,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맨해튼 연방 법원에서는 다니엘의 법적 책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형사 소송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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