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계획이 베일을 벗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조달금액만 800억달러 가량, 상장 후 기업가치는 1조7500억달러~2조달러(약 2660조~3038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IPO다. 뿐만 아니라 오픈AI, 앤트로픽 등 연내 이어질 AI(인공지능) 빅테크 상장의 신호탄이다. 자본시장에 번진 AI거품론을 잠재울 수 있다. 무엇보다 스페이스X는 미지의 영역이던 우주를 사업무대로 한다. 스페이스X 상장을 계기로 해외는 물론, 국내 AI 및 우주개발 산업에 대한 투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25일 외신을 종합하면 스페이스X는 다음달 4일부터 투자자 로드쇼를 진행한 뒤 이르면 같은 달 12일 나스닥에 상장할 방침이다. 당초보다 목표 일정이 앞당겨졌다. 종목명은 'SPCX'다. 스페이스X가 IPO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800억달러(약 122조원) 이상 조달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이 경우 2019년 사상 최대 IPO 기록을 세운 사우디아라비아 정유기업 아람코가 조달한 256억달러(약 39조원)를 크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IPO를 위한 투자설명서(S-1)에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 화성 정착촌 건설 등 장기 비전을 담았다. 구체적인 손실 규모를 비롯한 재무 상태와 머스크의 의결권 85.1% 장악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도 공개했다.
사상 최대 IPO가 예상되는 만큼 주관사 선정 작업도 어느때보다 치열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IPO 서류상 가장 왼쪽(lead left)에 이름을 올려 사실상 대표 주관사를 맡게 됐다. 대표 주관사는 상장 이후에도 대출, 자산관리, 자문 등으로 스페이스X와 거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이어 모간스탠리가 두 번째로 기재됐다. 주관사로 선정된 은행들은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의 수수료를 챙길 것으로 예상되는데 골드만삭스가 가장 큰 몫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스페이스X 상장을 시작으로 초대형 IPO가 줄줄이 예고됐다. 오픈AI는 오는 9월 상장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고 앤트로픽도 연내 IPO를 준비 중이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 IPO가 AI(인공지능) 거품론을 잠재울 분기점이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스페이스X는 막대한 손실을 무릅쓰고 AI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스페이스X는 머스크의 AI 스타트기업 xAI를 품으며 AI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전문가 말을 빌려 스페이스X의 사업 모델이 독보적이기에 스페이스X의 IPO 성공이 다른 AI 기업의 IPO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스페이스X 올 1분기 매출은 46억9000만달러(약 7조10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7% 늘었지만 같은기간 순손실은 42억8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순손실이 5억2800만달러(약 8000억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적자 규모가 8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보면 매출은 186억7000만달러(약 28조4000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33% 증가했지만 49억4000만달러(약 7조5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현재 매출 대부분은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에서 발생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지난해 약 114억달러(약 17조30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체의 61%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