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속에서 100일 넘게 이어진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마침내 출구를 찾았다. 4~6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란 미국의 호언장담이 빗나가며 장기화 늪에 빠지는 듯했으나 막판 대치와 신경전 끝에 종전을 위한 합의가 도출됐다. 전 세계를 숨죽이게 했던 107일의 전황을 되짚어봤다.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은 '장대한 분노(에픽 퓨리)' 작전을 통해 이란에 합동 공습을 단행했다. 이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군 참모총장 등 이란 지도부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은 즉각 대응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내 미국 우방국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나섰다. 레바논 내 친이란 대리세력인 헤즈볼라도 참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국제유가도 날뛰었다. 역대 가장 심각한 에너지 공급망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전 세계는 사상 최대 규모로 4억배럴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21일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 등 인프라를 초토화할 것이라며 긴장을 끌어올렸다. 그러다 이틀 만인 23일 이란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공격 보류를 결정했다.
파키스탄이 중재자를 자처했고 우여곡절 끝에 4월8일 1차 휴전이 성립됐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전제로 한 휴전이었지만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문제 삼아 해협 봉쇄를 유지했다. 이어 12일 파키스탄에서 열린 양국의 종전 협상이 결렬됐고 미국은 이튿날 호르무즈 해협을 역봉쇄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물밑 협상 중에도 양측의 크고 작은 충돌은 이어졌다.
전쟁은 6월 들어 다시 격화됐다.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헬기가 격추되자 미국은 이란 방공망과 군사시설에 대한 추가 공습에 나섰다. 전면전 재확산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막판 신경전이 팽팽했다.
그러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부담은 양측 모두에게 커지고 있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측 사망자는 3500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2만65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에서도 26명이 숨졌고 미군 전사자도 13명 발생했다. 전체 사상자는 3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미국 역시 휘발유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조속한 종전을 압박받았다.
결국 미국과 이란은 60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 핵협상 재개를 골자로 하는 종전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이란 동결 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 문제도 후속 협상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