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종전 MOU 공개…"미국, 최소 450조원 재건 계획 내놔라"

김종훈 기자
2026.06.15 22:35

[미국-이란 전쟁] 이란 혁명수비대 종전 협정 MOU 14개 조항 공개

2025년 11월 이란혁명수비대(IRGC) 공군 전시관에 이란 미사일이 전시된 모습./로이터=뉴스1(서아시아뉴스통신 제공)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미국, 이란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명할 예정인 종전 협정 양해각서(MOU)의 14개 항목을 15일 공개했다.

이날 CBS 등 보도에 따르면 IRGC가 공개한 MOU에는 △레바논 내 이스라엘-헤즈볼라 전투를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즉각적·영구적 전쟁 종식 △미국의 이란 내정 불간섭과 주권 존중 △이란 주변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 등 내용이 포함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30일 이내 이란 항구·선박에 대한 미국의 해상 봉쇄 전면 해제 △이란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산 석유·석유화학 제품 제재 유예 및 수익에 대한 완전한 접근권 보장이 포함됐다. 미국과 동맹국이 최소 3000억달러(450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항목도 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향후 60일간 협상을 벌여 핵 합의와 서방 제재의 단계적 해제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이란은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를 재확인하고, 미국은 협상 기간 이란 주변 병력을 늘리거나 새 제재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동결된 이란 자금 240억달러(36조원)도 60일 협상 기간에 풀리며, 이 중 절반은 최종 협상이 시작되기 전 이란에 제공돼야 한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CBS에 이란이 합의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는 동결 자산을 돌려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합의 이행을 감시할 기구를 두고, 최종 합의는 유엔 안보리 결의로 승인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란의 재래식 미사일 프로그램과 하마스, 헤즈볼라 등 추종 세력 지원 문제는 의제에서 제외됐다.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미국, 이란 간 합의가 체결됐다고 해서 자국 군대가 반드시 레바논에서 철수하거나 헤즈볼라와 교전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트럼프의 합의는 우리를 구속하지 않는다. 우리는 합의 당사자가 아니"라며 "헤즈볼라 해체에 못 미치는 어떤 것에도 만족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 무기한 주둔할 것이라며 철군에 반대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반면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은 이번 합의에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 군사 행동 종료가 담겼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은 미국, 이란 종전 협상의 전제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겨냥한 군사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이처럼 종전 협상과 반대로 움직인 것이 오히려 합의에 속도를 붙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과 이스라엘의 교전 재개로 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최종 문안 완성에 속도가 붙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합의를 위태롭게 했던 네타냐후의 베이루트 공습이 합의 서명을 앞당기고 이란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적대 행위를 이어간다면, 종전 협정이 19일 최종 타결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도 미국, 이란 간 발표가 엇갈린 것도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는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란 측 관계자는 파르스통신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권한을 공식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는 MOU 체결 후 60일 동안만 면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석유를 가득 실은 선박 다수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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