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594,000원 ▲22,000 +3.85%)그룹 회장이 미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데이터 공유와 공동 인프라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양국의 협력 의제를 한데 모으는 '빅 텐트' 형태의 상설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9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닛케이포럼의 첫 '한일특별세션'에 참석해 한일경제연대 실현 방안에 대해 "한일 협력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실행력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기반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일경제연대는 양국이 새 국제질서를 창출하는 '룰 메이커'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줄 것"이라며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경제연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 회장은 2024년 한일경제연대를 처음 제시할 때 들었던 당위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에 따른 구조적 저성장 △관세장벽·수출통제 등 1995년 이후 쌓아온 자유무역 질서 약화 △AI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 및 호르무즈해협 사태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불안정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양국의 핵심 협력 분야로 AI를 꼽았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속에서 한일이 규모의 경제와 협상력을 확보하는게 필요하다"며 "데이터 공유와 공동 인프라 개발, 규범 표준화를 통해 독자 경쟁력을 확보하고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산업 성장에 필수적인 에너지 분야 협력도 재확인했다. 최 회장은 "중동 이외 지역의 에너지 공동개발과 첨단소재, 대체 배터리 공동연구는 물론 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에너지 분야에 함께 진출해 국제 표준 형성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올해 4월 출범한 '한일 저출산 대책위원회'를 소개하며 "민간 차원에서 육아 환경과 기업 문화, 노동시장 구조 등을 함께 연구하고 실천 모델을 만들자"고도 했다. 아울러 "두 나라 정부가 기업과 학계, 청년 등 다방면의 한일 협력 의제를 하나로 모으는 상설 플랫폼을 만들고 여기서 한일협력 추진의 어려운 점을 선제적으로 논의하자"며 "한일협력이 규제와 표준의 차이, 단기적인 정치 상황이나 불확실성 등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협력을 어렵게 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