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노동종말" 빅테크 수장들, 1년만에 "틀렸다…사람이 중요"

김종훈 기자
2026.07.06 16:31

[WHY] 올트먼 "AI 많이 도입한 기업, 채용도 많다"-저커버그 "일자리 늘어나야"

왼쪽부터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로이터=뉴스1

AI(인공지능) 기술 발전 때문에 일자리가 급감할 것이라던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들이 최근 입장을 바꾸고 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최고경영자),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 등의 달라진 발언을 소개했다. 상당수 직군이 AI에 대체될 것이라던 전망과 다르게 AI로 인해 새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단 것이다.

'AI에 의한 노동종말' 경고하던 CEO들

WSJ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지난 5월 호주 시드니에서 매트 코민 호주 커먼웰스 은행 CEO와 화상 인터뷰를 갖고 "(AI 발전에 관한) 기술적 예측은 대체로 맞았지만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예측에서는 크게 틀렸다"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도 "내가 아는 기업들 기준으로 AI를 가장 많이 도입한 기업들이 채용도 가장 많이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AI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기업들은 AI 도입이 가장 미흡했다"고 했다.

올트먼 CEO는 그 이유로 "(AI 개발) 업계가 사람을 중심에 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AI는) 어떤 면에서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지만 장기적이고 복잡한 작업 관리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아직까지 AI는 도구일 뿐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아모데이 CEO는 1년 전 "AI가 신입사원 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으나 지난 5월 회사 행사에서 "기업이 같은 일을 하면서 (인적) 자원을 줄일 수 있지만 자원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일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한 인터뷰에서 "기업이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에 집중한다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1500만명 일시적 실직 예상…재흡수 가능"

AI가 사무직 노동자를 대거 대체한다는 전망이 빗나간 것은 데이터로도 드러난다. 지난 1월 이코노미스트가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챗GPT 도입이 본격화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사무직 일자리는 300만개 증가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법률사무소 보조원 일자리는 3년 전에 비해 각각 7%,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는 기업들이 CAIO(최고인공지능책임자), 현장 엔지니어 등 전에 없던 직군을 신설 중이라는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 "최근 몇 년 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사무직 직군은 아직 정확한 명칭조차 없다"며 "AI는 이미 완전히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셉 브릭스 골드만삭스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일 팟캐스트에서 "미국 전체 노동자의 9%가 AI 전환 과정에서 새 직군으로 재배치될 것"이라며 "노동자 1500만명이 현재 직장을 잃는다는 것이지만 10년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일자리 감소가 충분히 분산된다면 특정 연도 실업률이 크게 치솟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브릭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0년 간 창출된 일자리의 85%는 기술 발전에 의한 것이었다"며 "AI 혁신이 가능한 세상을 가정한다면 새 일자리 창출 속도가 5%만 빨라져도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을 충분히 재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질문은 (실직자들이 일시적으로 겪을) 어려움을 상쇄할 만큼 빠르게 새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개발자·로펌 직원 일자리 오히려 증가…"소득불평등" 우려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다론 아제모을루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교수는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골드만삭스 팟캐스트에서 "1980년 이후 대학 학위가 없는 노동자를 위한 일자리는 이전만큼 많이 창출되지 못했다. 그 결과 대학 학위가 없는 남성들의 고용률이 매우 감소했다"면서 AI로 인해 저임금 단순 사무직 노동자들이 집중적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AI가 대기업 고소득 관리직들을 대체할 수 있다면 소득 불평등이 감소하겠지만 이들은 다른 직종으로 이직할 것"이라며 "그 아래 단계 노동자들이 더 큰 실직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AI 확산이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란 취지다.

공교롭게 빅테크 자신들은 대규모 인력 감축을 해왔다. 메타는 지난 5월 8000명 감축 계획을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인력 3만명을 줄었다. AI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기 위해 인건비를 줄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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