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스페이스X' 합병 추진에...독일기업 "프랑스 달래기용" 주장

'유럽판 스페이스X' 합병 추진에...독일기업 "프랑스 달래기용" 주장

백소희 기자
2026.07.0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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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와 사업 분야 달라...유럽 공급업체만 줄어"

에어버스 로고. /사진=로이터
에어버스 로고. /사진=로이터

스페이스X에 대적하겠다며 유럽 항공방산기업 3사가 우주·위성 부문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독일 위성 제조업체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위성업체 OHB의 마르코 푹스 최고경영자(CEO)는 에어버스·레오나르도·탈레스의 합병을 두고 "유럽 시민, 납세자는 물론 공급 확대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우주항공 기업 에어버스, 이탈리아 우주항공·방위업체 레오나르도,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 등 3사는 지난해 10월 우주항공 및 위성 사업 부문을 합병해 "유럽의 우주 선도업체"로 탈바꿈하겠다며 '브로모(Bromo)' 계획을 발표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일론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대항할 것으로 유럽 내에서 기대를 모았다.

유럽은 우주 관련 사업에 미국과 중국이 부상하면서 경쟁에 뒤쳐진 상태다. 유럽이 국방력을 증강하는 가운데 방위와 직결되는 우주항공 역량을 외부에 의존하는 데 대해 우려가 커졌다. 이에 3사 합병은 유럽의 주권과 관련된 우주 프로젝트를 함께 개발하고 수행할 수 있는 역내 기업이 생긴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푹스 CEO는 "이번 합병은 경쟁을 저해한다"며 반대 주장을 폈다. 정부가 공공자금으로 운영하는 우주 프로젝트에서 공급업체 선택지가 줄어들어 오히려 경쟁력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는 세금 부담으로 이어진다고도 말했다.

그는 3사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스페이스X와 경쟁한다는 데도 회의적이다. 스페이스X를 비롯한 미국 우주 기업은 위성 제조보다는 발사 및 위성 통신 분야에 집중하므로 사업 분야가 겹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푹스 CEO는 합병이 OHB에게 반사이익을 줄 수는 있다면서도 이 같은 이유로 우려를 밝혔다. 그러면서 독일 당국자들이 이번 합병을 프랑스와 '우정의 상징' 차원에서 추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독일 정부는 기록적인 군비 증강에 착수하면서도, 프랑스와 차세대전투기 등 공동 방위 프로젝트는 취소·축소하고 있다. 폭스 CEO는 "무장을 강화하면서도 이웃 국가를 위협하고 싶지는 않다는 독일의 큰 그림"이라며 "전투기 협력은 취소했지만 우주 분야에는 (주변국과) 함께 해나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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