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믿었는데" 3억→4500만원 됐다...7조 번 트럼프, 10조 날린 지지자

김종훈 기자
2026.07.09 08:10

트럼프만 믿고 투자했다가 날아간 '수영장 딸린 집' 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미국 트럭운전사로 일하는 바르딤 피스티칸은 2016, 2020, 2024년 세 번의 미국 대선에서 모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뽑았을 만큼 열성적인 트럼프 지지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투자'로도 이어졌는데 집 살 돈을 거의 다 날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17세부터 사회생활에 뛰어들어 목돈을 모은 그는 수영장 딸린 바닷가 주택을 마련할 꿈에 부풀어 있었다. 2021년 트럼프 대통령이 검열 없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트럼프 미디어 그룹이 운영하는 '트루스소셜' 이야기다.

2021년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사업 계획을 공개하며 지지자들에게 특수목적합병회사(SPAC)를 통한 투자 기회를 제공했다. 주가는 이틀 만에 1650% 급등하더니 사흘째 30% 하락했다. 이 때가 진입 기회라고 생각한 피스티칸은 주택 자금 20만5000달러(3억원)를 털어넣었다. 현재 이 투자금의 평가가치는 3만달러(4500만원)다. 손실률은 85%를 넘는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난 이제 파산했다"는 글을 남겼다.

포브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을 믿고 투자한 정치적 지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피스티칸의 사례를 소개했다. 피스티칸은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유가가 오르면서 트럭운전이란 생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엔 현금이 모자라 자신의 픽업 트럭을 처분했다. 트럼프 미디어 주식을 '손절'할 수도 있었지만 상승 기회가 한 번 더 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집 살 돈 85% 증발…눈물 머금고 손절

트루스소셜 투자 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돌린 사람은 피스티칸뿐만 아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피스티칸이 투자한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근무했던 캐서린 차일스는 트루스소셜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욕설이 담긴 노래를 올리고 있다.

포브스는 2021년 이후 트럼프 일가가 트럼프 미디어 그룹, 가상자산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 명의의 밈코인, 비트코인 투자회사 아메리칸 비트코인 등 다섯개 사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고 분석했다. 이들 사업으로 현금화한 금액은 약 19억달러(약 2조9000억원), 현재 보유 자산의 평가이익은 31억달러(약 4조7000억원)로 추산했다. 반면 여기서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은 70억달러(약 10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포브스는 추산했다.

영상 제작자 릭 핀토는 트럼프 일가가 발행한 밈코인에 48만달러(7억3000만원)를 투자했다. 그 덕에 밈코인 투자자 상위 220명을 버지니아주 트럼프 골프클럽으로 초대한 만찬에 참석했다. 하지만 핀토는 만찬도, 투자 결과도 형편 없었다고 포브스에 밝혔다. 그는 "(트럼프 클럽) 만찬장은 허름하고 음식은 평범했고 서비스는 형편없었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또다른 투자자 행사에선 참석자들이 트럼프 대통령 카드, 트럼프 대통령 모습이 조각된 향수병, 시계 등이 담긴 기념품 가방을 여러개씩 챙겨 가는 데 열을 올렸다. 핀토는 25만달러(3억8000만원)어치 밈코인을 손절했다.

포브스 인터뷰에 응한 관계자들은 트럼프 일가 사업에 투자한 지지자들이 비이성적 판단에 쉽게 휩쓸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밈코인 단기 투자로 투자금의 30배를 벌었다고 주장하는 가상자산 투자자 모튼 크리스텐슨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신봉자'들과 함께하는 단체 채팅방에 들어가 있는데 그들은 사실과 데이터를 너무 쉽게 무시한다"며 "솔직히 좀 안쓰럽다"고 했다.

포브스는 "피스티칸같은 사람은 단순히 주식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동반자로 생각한다는 이야기에 투자한 것"이라며 "이것이 트럼프식 투자의 축소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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