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10만명 감원·공장 4곳 폐쇄' 구조조정, 노사 압박에 무산?

정혜인 기자
2026.07.10 06:21

폭스바겐 "모델 라인업 최대 50% 축소" 발표…
블루메 CEO 제안 '10만명 감원' 내용은 빠져

독일 폭스바겐그룹 본사 건물 /사진=블룸버그

독일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비용 절감과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 모델 라인업 축소 등의 구조조정을 시행한다. 당초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CEO(최고경영자)가 추진한 10만명 감원과 공장 4곳 폐쇄 계획은 노동계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폭스바겐그룹은 이날 감독이사회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지정학적 긴장, 관세로 인한 비용상승, 규제 강화, 그리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이 자동차 산업이 이미 겪고 있는 대전환기의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며 "현재 생산 모델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최대 절단까지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핵심 시상 부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간 생산능력도 900만대 수준으로 추가 축소한다고 전했다.

슈피겔 등 독일 현지 언론은 앞서 폭스바겐그룹은 이날 감독이사회에서 블루메 CEO가 제안한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최대 10만명 감원과 독일 공장 4곳 폐쇄를 추진하는 구조조정안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폭스바겐그룹이 감독이사회 이후 발표한 성명에는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폭스바겐그룹과 노조는 지난 2024년 독일 내 일자리 3만5000개 축소와 공장 2곳 생산 중단에 합의했다. 그런데 사측은 이후 감원 규모를 5만명을 늘렸고, 블루메 CEO는 추가 감원 확대 계획을 세웠다. 블루메 CEO가 제안한 '10만명 감원'은 1991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감원 7만4000명을 웃도는 자동차 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9일(현지시간) 독일 폭스바겐그룹 노동자들이 올리버 블루메 CEO(최고경영자)가 제안한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외신은 감독이사회 회의를 앞두고 거세진 노조의 항의를 의식해 블루메 CEO의 구조조정안 승인을 거부한 것으로 봤다. 뉴욕타임스(NYT)는 "폭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주주 대표 10명과 노동자 대표 10명으로 구성돼 블루메 CEO의 구조조정안이 승인할 가능성이 낮은 구조였다"며 "그룹 지분 20%를 보유해 거부권이 있는 니더작센주 정부 역시 대규모 감원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1960년 민영화 당시 만든 '폭스바겐법'에 따르면 공정 이전과 신축 등 주요 의사 결정은 감독이사 3분의2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폭스바겐 노동자들이 속한 금속산업노조 IG메탈은 이날 감독이사회가 열리는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 본사를 비롯해 폭스바겐 사업장 12곳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IG메탈 니더작센·작센안할트주 지부장 토르스텐 크뢰거는 사측에 "(블루메 CEO의 구조조정 승인 시) 전례 없는 대규모 분규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니엘라 카발로 폭스바겐 노사협의회 의장은 성명에서 "참을 만큼 참았다. 이것이 마지막 인내심이다"라며 블루메 CEO를 향해 10일까지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여름휴가 이후 폭스바겐 전역에서 임시 노사협의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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