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중동 정세 불확실성에도 AI(인공지능)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9일(현지시간) 모두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27% 상승한 5만2487.41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1% 오른 7543.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30% 뛴 2만6206.89로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 종목 강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3.06% 상승을 기록,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특징주로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계획 발표로 4.5% 급등했다. 마이크론은 AI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해 2035년까지 미국 내 반도체 제조공장과 기술 투자 규모를 2500억달러(약 375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메타플랫폼도 자체 AI 칩 생산 계획 발표로 4.7% 올랐고, 샌디스크는 7.6% 급등했다. 10일 나스닥 상장 예정인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수요 예측에 공모 물량의 7배를 웃도는 청약이 몰렸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경기 둔화 우려에 하락한 것도 시장에 도움이 됐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2.20% 하락한 배럴당 76.30달러를, 뉴욕상품거래소의 8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96% 떨어진 배럴당 72.0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이틀 연속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고, 이란도 이에 대한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정세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이란 측이 부셰르 군사시설과 원자력발전소 인근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미국과 이란 전쟁이 사실상 재개됐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중동 정세보다 곧 시작되는 기업 2분기 실적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금융사 밀러타박의 맷 말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정학보다 실적 시즌에 훨씬 더 쏠려 있다"고 봤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의 엘리아스 하다드도 블룸버그에 "시장은 이번 충돌을 경제가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의 긴장 고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