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설비 투자 지출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AI 투자 과열로 인한 빅테크의 채권 공급 과잉 및 재무 리스크를 헤징(매도)하거나 비중을 확충(매수)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나왔다.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등 월가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사업자) 등 빅테크 기업 채권을 한꺼번에 묶어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을 출시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은 지난 22일 코어위브, 어플라이드 디지털, 사이퍼디지털 등 18개 AI 인프라 기업으로 구성된 고수익(하이일드) 채권 바스켓을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을 공개했다.
해당 상품은 5000만달러(약 730억원)에서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 규모의 거래 문의에 대해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바스켓에 포함된 채권의 평균 수익률은 7.45%, 평균 스프레드(가산금리)는 319 베이시스포인트(bp)다. 이는 고수익 채권 시장의 평균 수익률이 7.3%, 평균 스프레드가 267bp인 것 대비 높은 수준이다.
앞선 20일에 JP모간 역시 이와 유사한 구조의 3개 상품을 출시했다. 이 중 하나는 하이퍼스케일러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 발행과 연계된 11개 발행사의 투자적격 등급 채권 모음이다. 해당 상품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스, 아마존, 알파벳, 오라클 등이 포함됐다. 두 번째 상품은 코어위브와 어플라이드디지털을 포함해 투기 등급 시장 내 15개 AI 관련 발행사를 대상으로 한다. 세 번째 상품의 경우 엔비디아를 포함해 반도체 및 하드웨어 분야의 16개 발행사에 초점을 맞췄다.
AI 및 데이터 센터 프로젝트와 연계된 채권에 대한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월가는 새로운 위험 회피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바스켓 상품을 통해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내 특정 종목의 위험을 빠르게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지출에 대한 우려는 알파벳 등 관련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지난 23일 다시 증폭됐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채권은 회사가 올해 예정된 자본 지출(CAPEX)을 늘리고 분기 현금 흐름이 상장 후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하방 압력을 받았다.
이밖에 오라클의 부도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는 18년 만의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쇼어클리프자산운용의 설립자인 그랜트 내치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러한 상품은 유동성이 높은 경향이 있다"며 "장기 투자 중심의 매수 전용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의 전체적인 위험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