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출입국자의 신원과 방문, 체류 목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자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새 출입국 관리 규정을 시행했다. 해외 도박과 보이스피싱 등 초국경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출입국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대만에서는 중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휴대전화 등이 검사 대상이 되고 개인정보나 기업 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중국 국무원과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부터 '국무원의 출입국 관리에 관한 규정'을 시행했다. 이번 규정은 지난 6월 29일 국무원 상무회의를 통과한 뒤 7월 22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서명했다.
총 19개 조항으로 구성된 규정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출입국자의 신원 및 출입국 목적 확인 절차를 명문화한 제3조다. 출입국자가 출입국이나 중국 내 체류, 거류를 신청하는 사유가 '진실하고 합법적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중국 이민관리기관과 비자기관은 출입국자의 신원이나 신청 사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경우 관련 상황을 질문하고 문서와 자료는 물론 '전자자료' 등의 정보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당국은 '전자자료'의 구체적 범위는 명시하지 않았다. 휴대전화나 노트북, 이메일, SNS, 메신저 기록 등의 제출 필요성도 열거하지 않았다. 모든 출입국자의 휴대전화 등을 일률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규정이라기 보다는 신원이나 출입국 사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경우 전자 형태의 자료까지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이번 규정 도입 배경으로 해외 도박과 보이스피싱 등 초국경 범죄를 지목했다. 중국 사법부와 공안부, 국가이민관리국은 공식 해설을 통해 최근 중국인이 사기를 당해 출국하거나 허위 출국 사유를 만들어 불법 출국한 뒤 해외에서 도박이나 인터넷 사기 등에 가담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에서는 중국의 새 출입국 관리 규정 시행을 계기로 휴대전화 등 검사와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충옌 대만 국가안전회의 자문위원은 새 규정 시행을 앞둔 지난 11일 중국으로 출장을 가는 첨단기술업계 엔지니어 등이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검사에 대한 우려를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 과정에서 회사의 핵심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중국 당국에 넘어갈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 위원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보가 중국 당국이 개인을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 출장 때 개인 휴대전화 대신 회사가 지급한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중국 출장 전용 전자기기를 별도로 마련하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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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 규정 시행에 따라 외국인에 대한 입국 심사도 강화된다. 외국인이 중국 입국 과정에서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거짓 진술을 한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 중국인이 출입국 증명서를 부정하게 발급받거나 불법 출입국으로 행정구류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처벌이 끝난 날부터 6개월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동안 출국을 제한할 수 있다. 해외에서 불법, 범죄 활동을 벌여 국가안보와 이익을 훼손한 중국인에 대해서도 귀국 후 6개월에서 3년까지 출국을 제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