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 보험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내년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복제약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인도산 저가 의약품 수입에 차질이 예고된 상황에서 노년·저소득층의 약값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메디케어 파트 D(처방약 보험) 가입자를 위해 보험사에 지급했던 약 36억달러(약 5조 5000억원)의 보조금 지급이 내년부터 중단된다.
이는 보조금 지급이 오히려 보험료를 인상시켰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메멧 오즈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 센터장은 X에 "우리는 시장을 안정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 같은 구제금융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노인·장애인 대상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에서 처방약에 대한 보험인 파트D 가입자는 약 2500만명이다. WSJ에 따르면 이 중 약 75%는 내년에 월 보험료가 최대 20달러 더 인상될 예정이다. 건강 정책 비영리 단체인 KFF에 따르면 올해 파트D의 월 평균 보험료는 약 36달러다.
민간 보험회사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물가 상승에 따른 의약품값 및 보험료 인상 압박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했다. 메디케어 지불 자문 위원회에 따르면 매디케어 가입자는 자가 부담금을 줄이고 보험사는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식으로 지난해 평균 보험료를 약 40% 인하했다고 추산했다.
WSJ는 "많은 노인들의 보험료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비싼 약값은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다. 의료비 부담 완화는 중간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수입 복제약(제너릭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저가 의약품 수급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공급망 자립 정책의 일환으로 수입 복제약에 대해 2년간 유예 기간 후 2028년 8월부터 1년 동안 100%, 그 다음 해에는 200%로 관세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단 미국 내에 생산시설을 이전하면 관세를 면제한다.
전세계 알약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인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인도는 2024년 기준 알약 등 경구용 고형 제제의 60%를 생산한다. 나밋 조시 인도 의약품 수출진흥협의회(Pharmexcil) 의장은 2년의 관세 유예기간을 두고 "복제약 생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최소 4~5년이 걸린다"며 제조 공장을 미국에 이전하는데 부족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저가 의약품에 대한 수출 중단이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제약 산업은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과 같은 제품을 판매해 가격이나 제조 효율성으로 경쟁하는 시장이다. 최소한의 마진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서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대로 공급망을 미국 내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제약회사는 많지 않다. 조시 의장은 "관세를 고객에게 전가하거나 시장에서 철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미국 내 저가 의약품에 대한 비용 상승, 필수 의약품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CNBC에 따르면 미국에서 처방되는 의약품 중 90%가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 항생제와 같은 복제약이다. 취약계층일수록 의약품 의존도는 크다. 미국약전위원회(USP)는 지난해 기준 메디케어에 가입한 노인 4600만명 중 6분의 1인 약 767만명이 3개월 마다 8가지 이상 약품을 처방받았다.
존 머피 3세 미국의약품협회(AAM) 회장은 경제방송 CNBC에 "이미 문제가 되고 있는 의약품 부족 현상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복제약 업계는 환자들이 저렴한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보장하고 있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