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3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회계연도 3분기(올 4~6월)에 아이폰과 맥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액과 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계연도 4분기(올 7~9월) 매출액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애플은 올 9월 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9~11% 범위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약 12%를 밑도는 것이다. 애플은 9월 분기 매출총이익률도 시장 기대를 소폭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부진한 실적 전망은 최근 수분기 동안 이어진 공급망 제약이 주요 원인이다. 부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품난이 9월 분기에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애플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로 대만의 TSMC가 생산하는 로직칩 확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케반 파레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제품 사이클에서 수요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지만 공급망은 예상보다 많은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유연하게 확대할 만큼 충분한 탄력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애플의 지난 6월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02달러로 전년 동기 1.57달러에 비해 늘어났다. 이는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89달러 웃도는 것이다. 이 조정 EPS에는 주당 관세 환급금 11센트가 포함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1094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090억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이 기간 아이폰 매출액은 54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나며 시장 전망치 537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서비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07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14억달러를 하회했다.
서비스 부문은 앱스토어 수수료와 아이클라우드 구독, 기타 서비스 매출을 포함하며 최근 몇 년간 애플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평가받아 왔다. 애플은 환율 영향과 앱스토어의 게임 매출 부진이 서비스 매출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5% 상승했다. AI(인공지능) 경쟁 심화와 자본지출 확대에 대한 우려로 다른 대형 기술주들이 압박을 받은 반면 애플은 AI 자본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기술주 가운데 안전한 투자처로 부각된 덕분이다.
애플은 올해 가을에 새로운 시리 AI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적으로는 오픈AI의 챗GPT나 앤트로픽의 클로드만큼 뛰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이폰에 기본 탑재된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AI 비서라는 점도 차별성이다.
애플의 이번 실적 발표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고별 무대이기도 했다. 쿡 CEO는 이번 실적 발표를 마지막으로 CEO에서 물러난다. 이날 쿡 CEO는 자신이 구축한 '자산 경량화'(asset-light) 사업 모델이 AI 시대 들어 큰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공급난이 초래되면서 애플도 핵심 부품 확보를 위해 다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메모리와 저장장치 반도체 가격은 4배 가까이 급등했다. 로직칩 역시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이는 과거 애플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쿡 CEO는 부품 공급업체와 협상을 통해 원가를 극도로 낮추고, 제조 설비 등 자산 부담을 협력업체로 이전하는 전략을 통해 애플의 수익성을 크게 높였다. 그 결과 쿡 CEO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로부터 CEO를 이어받았을 당시 약 3500억달러였던 애플의 기업가치는 약 5조달러 수준으로 14배 이상 증가했다.
애플은 부품 가격 인상에 따라 일부 맥과 아이패드 가격을 최대 25% 인상했다. 오는 9월에 공개될 새로운 아이폰 모델의 가격도 상당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애플 주가는 이날 정규거래에서 1.4% 떨어진 333.43달러로 마감한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 6.3% 추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