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질에 세계 곳곳 몸살...비 쏟아붓더니 가뭄, 더 세진 기후 경고[경제키워드]

김완렬 기자
2026.08.05 05:01
[가르도니=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헝가리 가르도니의 벌렌체 호수 바닥이 지속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말라 갈라져 있다. 2026.07.23. /사진=민경찬

세계 곳곳이 폭염·가뭄·폭풍우 등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으면서 이른바 '기후채찍(hydroclimate whiplash)' 현상이 주목 받는다. '채찍효과(whiplash effect)'라고도 부르는 이 용어는 심한 가뭄과 극도로 습한 날씨가 짧은 기간 사이에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월 '네이처 리뷰 지구환경'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전 지구의 단기(3개월) 기후 변동이 20세기 중반 이후 최소 31%에서 최대 66% 증가했다. 폭우 뒤에 가뭄이 오거나 가뭄 이후 홍수가 나는 등 극단적 기상 변화가 잦아진 것이다. 극과극의 기후가 채찍을 때리듯 반복해서 충격을 주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기후채찍'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습한 날씨에 무성하게 자란 초목은 더위가 닥치면 바싹 말라 산불의 땔감이 된다. 반대로 가뭄을 지나며 단단해진 토양에 폭우가 내리면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해 홍수가 발생한다. 변화무쌍한 기상 현상에 대비하기 어려워져 더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월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이나, 6월부터 프랑스와 스페인 등을 휩쓸며 유럽 주요국 산림 50만㏊(헥타르)를 태운 산불이 그 사례다.

영국 생태수문학센터(UKCEH)의 수자원 및 가뭄 책임자 제이미 해너포드는 "(기후채찍은) 지구 온난화 시대에 예상되는 현상"이라고 CNN을 통해 말했다. 온난화로 따뜻해진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함유하게 돼 강우량의 극단적인 변화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기온이 3°C 상승할 경우 육지 지역에서는 단기 기후 변동이 113%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기후 과학자 클로이 브리미콤은 가능한 많은 물을 확보하기 위한 수자원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CNN에서 "(기후채찍 현상을 겪는) 영국은 장기적인 수자원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비가 잦기로 유명한 영국은 올해 폭염으로 강 수위가 평년보다 78%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르포르주=AP/뉴시스]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남서부 르포르주 인근 산불 현장 숲에서 주민들이 호스로 잔불을 끄고 있다. 2026.07.31. /사진=민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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