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타이타닉 악단 보는 듯"…바닥 드러낸 다뉴브강 바닥서 '파티' 논란

이재윤 기자
2026.08.10 17:07
기록적인 폭염으로 강 바닥이 드러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클럽 음악을 튼 DJ를 두고 여론이 엇갈렸다. 이와 관련해 '색다른 경험'이란 반응과 '자연재해 현장에서 파티를 벌이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사진=헝가리 사진작가 제베크 저네트 SNS 화면 갈무리

기록적인 폭염으로 강 바닥이 드러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에서 클럽 음악을 튼 DJ를 두고 여론이 엇갈렸다. '색다른 경험'이란 반응과 '자연재해 현장에서 파티를 벌이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헝가리 사진작가 제베크 저네트는 전날 부다페스트 머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열린 '팝업 파티' 영상을 SNS(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평소라면 강물에 잠겨 있어야 할 다뉴브강 강바닥에 사람들이 모여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생긴 공간이 하루아침에 야외 클럽으로 바뀐 것이다.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이런 즉석 파티는 정말 멋지다"며 자연스럽게 생긴 공간을 즐기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이 빠진 공간에선 평소 볼 수 없던 각도에서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유럽과 헝가리의 폭염과 가뭄 등 기후변화가 만들어낸 현상이라며 "끔찍한 자연재해"라고 지적했다. 이번 가뭄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부다페스트에서 흔히 사용되던 금속 쓰레기통이 여러 차례 모습을 드러냈고, 1876년 머르기트 다리 건설 당시 사용된 가설 구조물로 추정되는 기둥 잔해도 발견됐다.

유로뉴스는 이 같은 상황을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연주를 이어간 악단'과 같다고 지적했다. 유로뉴스는 "DJ 역시 기후 충격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파티를 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다페스트에선 다뉴브강 수위가 크게 떨어질 때 자유다리 인근의 '기근 바위(Ínség-szikla)'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암초는 다뉴브강의 극심한 저수위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머르기트 다리 아래도 강바닥이 드러나는 현상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는 곳 중에 하나다.

유럽에 기록 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다뉴브강 수위 저하에 따른 유물 목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불가리아 기겐 마을 인근 다뉴브강에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서기 328년 세운 것으로 알려진 고대 로마 교량의 기초 구조물이 드러났다. 이 시기 세르비아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스스로 침몰시킨 군함들이 발견됐다.

독일에서 시작해 중부 유럽을 관통하는 다뉴브강은 유럽에서 2번째로 긴 강으로 알려져 있다. 총 길이가 2800㎞가 넘으며, 유럽 10개국을 관통해 주요 식수원이자 주요 수상운송 통로로 활용 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도심의 마거릿 다리 밑에서 사람들이 다뉴브강 모래톱 위를 걷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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