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새로 도입한 국경관리 시스템 때문에 유럽 내 주요 공항의 입국심사 대기시간이 두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대기시간이 최대 6시간에 이를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여름 성수기인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의 최대 입국 대기시간은 120분으로, 지난해(60분)보다 2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독일 뮌헨공항의 최대 대기시간도 지난해 31분에서 올해 60분까지 늘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은 80분에서 120분으로 증가했다.
이는 EU가 지난 4월 도입한 새 출입국 시스템(EES)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 시스템 도입에 따라 EU 국가에 입국하는 여행객 등은 첫 방문 때 지문과 사진, 개인정보 등을 등록해야 한다.
EES는 출입국 기록을 추적해 비자 체류 기간 초과자를 적발하고, 범죄 수배자 추적을 지원해 국경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도입 직후부터 시스템 지연과 기술적 오류, 기기 작동 불량 등 문제가 잇따랐다.
이에 여행업계에선 새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극심한 입국 지연을 경고해왔다. 공항의 승객 처리 능력이 한계에 부딪히며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예상돼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연 상황이 심각한 공항의 경우 대기시간이 최대 6시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입국 시간이 늦어지면서 다른 연결편이나 국내선 환승을 놓치는 문제도 발생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많은 공항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수기 동안에는 지문 채취를 생략하는 등 EES 심사 일부를 임시로 중단했다. 이런 예외 조치는 오는 9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일부 국가는 EU 집행위원회에 예외 조치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EU 집행위는 회원국들과 예외 조치 연장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FT는 덧붙였다.